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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중과 시행만의 얘기가 아니예요.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단기간 너무 올랐다는 생각들이 퍼지니까 매수 희망자들이 한발 물러서는거죠. 거래될 물건은 지난달까지 다 팔려서 이제 물건도 없고요. 그냥 힘든 정도가 아니라… 많이 힘들죠.”(강남구 압구정동 A공인 대표)
봄이 찾아왔지만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부동산시장에는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4월1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의 강남권 주택시장을 어김없이 ‘거래절벽’이라는 단어로 요약했다.
작년 8·2 부동산 대책에서 예고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집을 2채 이상 보유하고 있는 다주택자(조합원 입주권 포함)가 이달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팔 경우 적용된다. 기본 양도소득세율(6~42%)을 2주택자는 10%포인트, 3주택자 이상은 20%포인트 가산해 부과한다.
이러다보니 많은 다주택자들이 상당수의 보유 주택을 규제 적용 전인 3월까지 내다팔았다. 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세가율이 높아 최근 몇년간 갭투자(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것)가 많이 이뤄졌던 노원구와 성북구의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이 올초 급증했다. 노원구는 지난 2월 940건, 3월 1326건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성북구는 585건, 1049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2~3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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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지난 1월 15일 0.39% 이후 석달째 둔화해 4월 2일에는 0.06%까지 낮아졌다. 특히 이달 들어 서초구(-0.04%)는 6개월만에 하락 전환했고 송파구는 7개월만에 보합을 기록했다. 강남구(0.04%)와 강동구(0.03%)의 상승률도 서울 평균을 밑돌았다.
강남구 개포동 L공인 대표는 “보유세 인상 이야기도 나오고 가격 상승세도 둔화하면서 ‘지금 사면 더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문의가 많다”며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고 말했다.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 4월부터는 거래 성사 여부와 상관없이 오히려 호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4월 전에 급하게 팔아야 했던 사람들이 시세보다 조금 낮춰 팔면서 호가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지만 이제 그런 매물은 다 소화됐고 양도세 중과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으니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는 다주택자들은 늘어난 양도세 부담을 매수인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단기적으로 호가가 더 오르고 거래는 더 힘들어 질 것”이라며 “당분간 거래 공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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