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주말]바다의 꽃섬 '오동도'에 온 봄

  • 등록 2016-02-20 오전 6:33:00

    수정 2016-02-20 오전 6:33:00

여수 오동도에 핀 동백꽃은 짙푸른 잎과 붉은 꽃잎, 샛노란 수술이 선명한 색상대비를 이뤄 강렬한 인상을 풍긴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봄꽃 여행의 출발지점으로 삼기에 맞춤인 곳은 전라남도 여수다. 여수의 봄꽃은 동백꽃이다. ‘겨울 동’(冬)에 ‘나무이름 백’(柏). 이름대로 ‘겨울의 나무’다. 여기서 피어나는 동백꽃이 가장 아름다운 때는 역설적이게도 꽃송이가 목덜미째 떨어져 융단처럼 깔리는 낙화 무렵이다. 그렇기에 동백꽃은 봄꽃이라기보다 겨울을 보내는 꽃이라 부르는 게 더 어울린다.

여수로 동백꽃을 보러 간다면 십중팔구 오동도를 찾게 된다. 국내 대표적인 동백 군락지 중 한 곳. 오동도는 여수역에서 불과 1.2㎞ 떨어진 섬이다. ‘바다의 꽃섬’ 또는 ‘동백섬’이라 불리기도 하지만 먼 옛날 이 일대에 오동나무가 유난히 많아 오동도라 불렸다. 임진왜란 때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손수 심어서 활로 만들어 썼다는 해장죽(海藏竹)이 많다고 해서 죽섬으로 불리기도 했다. 지금도 섬에는 해장죽을 볼 수 있다.

오동도에는 200여종의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동백나무와 해장죽을 비롯해 참식나무, 후박나무, 팽나무, 쥐똥나무 등이 빼곡하다. 그중 3월의 오동도는 동백꽃이 단연 돋보인다. 섬 곳곳에 자리한 3000여그루의 동백나무가 뿜어내는 자태는 가히 장관이다. 짙푸른 잎과 붉은 꽃잎, 샛노란 수술이 선명한 색상대비를 이뤄 강렬한 인상을 풍기는 동백꽃은 특히 해안가 근처에 군락을 이뤄 풍광이 뛰어나다.

3만 7000여평(약 12만 2300㎡)의 아담한 섬이지만 오동도 속은 별천지. 그야말로 아기자기한 봄동산이 펼쳐진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2㎞ 산책로는 최고의 데이트 코스. 산책로 곳곳에는 무게를 이기지 못한 동백꽃이 꽃송이를 떨구고 화사한 꽃길을 펼쳐 놓았다. 섬을 가득이 채운 수천여그루의 동백나무 군락이 하늘을 뒤덮어 그늘진 숲 속은 마치 우산 속처럼 아늑하다. 해장죽 사이로 몸을 피하면 하늘 아래 모든 게 감춰질 것 같은 비밀 통로가 이어진다. 연인들의 코스다. 오동도까지 동백열차가 운행한다. 열차를 타고 들어가도 좋지만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며 쉬엄쉬엄 걸어가는 맛도 일품이다.

◇여행메모

△가는 길=호남고속도로 서순천IC~17번 국도~여수시내. 이정표 따라 오동도를 찾으면 된다.

△잠잘 곳=여수엑스포를 앞두고 MVP를 위한 호텔로 개장했던 엠블호텔여수(061-660-5800)가 오동도 바로 앞에 있다. 객실에서 보는 바다 전망이 좋다. 특히 호텔 4개 층은 한국, 일본, 아랍, 스페인을 테마로 꾸몄다. 이 객실을 이용하는 ‘4국 4색’ 패키지의 반응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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