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 오늘 새벽 국내송환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 30대, 6일 오전 5시 20분께 입국
"피해자에게 할 말 있나" 질문에 묵묵부답
검거 당시 홀로 은신, 무직 추정…혐의에 대해선 無 언급
  • 등록 2020-10-06 오전 6:53:45

    수정 2020-10-06 오전 6:58:36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성범죄자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을 무단으로 공개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가 6일 송환됐다. 이른 새벽 입국한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입국장을 떠났다.

베트남에서 붙잡힌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 A씨가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 송환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날 오전 5시 20분쯤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 30대 남성 A씨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A씨는 지난 3월부터 디지털 교도소 사이트와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개설·운영하면서 법무부 ‘성범죄자 알림e’에 게재된 성범죄자와 디지털 성범죄·살인·아동학대 피의자 등의 신상정보와 선고 결과를 무단 게시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는 인물이다.

그는 입국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할 말이 있는지’ 등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다문채 호송차에 올랐다. 경찰에 따르면 호송 과정에서도 자신의 혐의에 대해 따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 8월 31일 A씨가 해외에 체류 중인 것을 확인하고 인터폴에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출국한 A씨가 베트남으로 갔다는 첩보를 지난달 7일 입수, 베트남 공안부 내 한국인 사건 전담부서인 ‘코리안 데스크’와 공조 작업을 벌였다.

이후 베트남 공안부는 A씨의 호치민 은신처를 파악하고 지난달 22일 경찰청과 확인 작업을 거쳐 귀가하던 A씨를 검거했다. 검거 당시 그는 혼자 있었고, 특별한 직업이 없어 보였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국내 송환 후 바로 대구청으로 이송된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에 따른 구금시설 격리 등을 거쳐 관련 수사를 받을 예정이다.

디지털 교도소는 법무부 ‘성범죄자 알림e’에서만 열람할 수 있는 성범죄자 정보를 알린다는 명목으로 일부 네티즌에게 호응을 얻었지만, 사실이 아닌 정보도 게시하면서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 사이트에 신상이 공개된 학생이 숨지고, 한 사립대 교수에 대한 허위 사실이 게시된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디지털 교도소 2대 운영자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 교도소는 잠시 폐쇄됐다 지난달 11일 ‘2대 운영자’가 등장해 다시 열린 상황이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교도소 2대 운영자도 연속범, 공범의 일종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IP국제수사기관, 여러 기업 등과 협력해 공조 수사 중이며 조기에 특정해 검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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