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일러스트' 같은 '고품질' 작화… 투믹스 ‘무당’

국내서 가장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 석정현 작가의 첫 웹툰작
근미래 가상활극, 적절한 현실 묘사와 참신한 기획력 눈길
최근 'SPP 2018 웹툰 어워드'서 최고기획상 수상
  • 등록 2018-09-02 오전 10:59:33

    수정 2018-09-02 오전 10:59:33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기존의 포털 웹툰과는 다른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무당’에 등장하는 프로젝트 걸그룹 ‘오르도’의 가비와 시라. (그림=투믹스)
◇투믹스 ‘무당’


작화 한 컷 한 컷이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스크롤을 빨리 내리지 못했다. ‘퀄리티’ 높은 일러스트를 매컷마다 볼 수 있다. 스토리도 스토리이지만 작화로 이처럼 압도감을 주는 웹툰을 흔치 않다. 작화만 보고도 놀람의 연속이다. 이는 투믹스의 야심작 ‘무당’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이 내뱉는 공통된 찬사이기도 하다. 흔하고 뻔한 작화가 아닌, 현실적이면서도 만화적 느낌을 살린 작화는 무당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이다.

투믹스의 무당은 지난달 23일 서울산업진흥원에서 주최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콘텐츠행사 ‘SPP 2018 웹툰 어워드’에서 최고기획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현재 연재 회차가 16화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수상의 자격이 충분하다. 높은 수준의 작화와 스토리 기획력으로 독자들을 빠져들게끔 한다. 이처럼 독자들에게 매컷을 정성스럽게 보게 하는 웹툰은 드물다.

무당을 기획한 석정현 작가는 현재 김정기 작가와 함께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로 불린다. 실사에 가까운 터치가 정평이 나 있으며 각종 CF 및 방송 일러스트레이터, 영화 등의 작업에 참여한 바 있다. 고(故) 신해철과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일러스트를 그리기도 했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인체드로잉 강의를 하고 페인터 활용서를 비롯해 다수의 그림 서적을 감수하고 출간했다. 무당은 웹툰작가로선 처음 도전하는 작품이다.

근미래의 한국 정보 안보국은 걸그룹 ‘오르도’를 통해 국민들의 안보의식 정립에 나선다. (그림=투믹스)
무당의 배경은 독특하다. 평화통일이 이뤄진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데, SF물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미래의 이야기에 ‘접신’ 등 전통 샤머니즘을 접목한 기획력은 차별성에서도 큰 점수를 받을 만하다.

웹툰의 내용은 이렇다. 통일을 한 한국의 군대제도가 징병제가 모병제로 바뀌자 정보 안보국은 국민들의 안보 의식이 해이해지는 것을 우려, 프로젝트 걸그룹 ‘오르도’를 기획한다. 빼어난 용모를 가진 가비와 시라 2명으로 결성된 오르도는 국민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다. 오르도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원 입대율이 높아지고 안보국의 메시지도 널리 전달되는 등 성과를 얻는다. 하지만 동시에 일부 음모론자들은 오르도가 국민들의 정신을 세뇌시키기 위한 무기라는 주장을 제기하기 시작한다.

급기야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장 단체가 오르도를 노리고 테러를 감행한다. 안보국은 오르도를 지키기 위해 안보국내 정예 전투 조직 ‘차사’를 조직한다. 무당의 주인공인 정태도 차사의 일원이다. 정태는 오르도의 매니저로 배치돼 정체를 모를 무장단체와 맞닿뜨린다. 하지만 매번 결정적인 순간에 알 수 없는 두통을 겪는 정태. 이번에도 두통에 무장단체를 놓치지만 그로부터 정태는 “당신은 귀신이구나”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아직 16회차밖에 연재되지 않아 귀신, 차사, 오르도에 대한 진실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매회마다 이같은 ‘떡밦’들을 던져 독자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어두컴컴한 분위기에 현실적인 전개로 마치 하나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도 들게 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웰메이드’ 웹툰이다.

걸그룹 ‘오르도’의 매니저이자 ‘차사’인 정태는 결정적인 순간에 알 수 없는 두통에 시달린다. (그림=투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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