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여름도 쉬어간 제주바다 "시원하다!"

제주서 늦더위 피하는 3가지 방법
'황우지해안 천연풀'
현무암 요새 선녀탕…스노클링·다이빙 등 즐겨
'제주바다목장 수중테마공원'
여의도면적 7배 달해…바닷속 돌하르방·모자상
'귀차니즘 천국 리조트 라이프'
아이도 안심 ...
  • 등록 2016-08-19 오전 6:15:00

    수정 2016-08-19 오전 6:15:00

제주 서귀포 올레 7코스에서 바라본 황우지해안의 ‘선녀탕’. 검은 현무암이 요새처럼 둘러싸고 있고 화산석들이 근위병 같은 모습으로 파도를 막아내서 만들어낸 천연수영장이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찜통·불볕·가마솥…. 도무지 끝이 안 보이는 더위를 더 이상 표현할 방법이 없다. 그나마 반가운 소식은 더위가 정점을 찍었다는 것 정도. 갈수록 피서(避暑)철은 길어지고 있다. 국내서 대표적인 휴가지인 제주로 향하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제주도 물론 예전 같지 않다. 서울만큼 복잡해진 도심, 비싼 물가로 되레 좋지 않은 기억을 안고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사람들은 제주로 떠난다. 시원한 계곡과 아름다운 해변, 해외 어느 곳 못지않은 편안한 리조트 등이 여행객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색적인 볼거리·놀거리가 무궁무진한 제주로 다시 나서보자.

◇선녀 내려와 피서 즐기던 곳… ‘황우지해안 선녀탕’

더위를 피해왔지만 제주 역시 더운 것은 마찬가지.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제주는 전면이 바다라는 점이다. 해안을 따라 다양한 매력을 가진 해변이 있는 곳이 바로 제주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은밀하고 특이한 해안은 단연 서귀포의 황우지를 꼽을 수 있다. 정확하게는 황우지해안에 있는 선녀탕이다.

85계단에서 바라본 ‘황우지해안 선녀탕’. 검은 현무암이 마치 요새처럼 두르고 있다.


꼭꼭 숨어 있어도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올레 7코스 시작점인 외돌개로 찾아가면 된다. 차량으로 이동할 땐 내비게이션에서 ‘외돌개 주차장’으로 검색해야 한다. 주차장에서 해안 쪽으로 내려가면 올레 7코스 시작점이다. 이 길을 따라 100여m 내려가면 황우지해안 전적비가 서 있는 바닷가 절벽에 닿는다. 여기서 85개의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검은 현무암이 요새처럼 두른 해수욕장 같은 곳이 황우지다. 평소에도 수많은 관광객이 들락거리지만 눈에 쉬이 띄지 않는 이유가 바로 절벽 아래 자리해 있기 때문. 가까이 가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제주 서귀포 올레 7코스에서 바라본 황우지해안의 ‘선녀탕’. 검은 현무암이 요새처럼 둘러싸고 있고 화산석들이 근위병 같은 모습으로 파도를 막아내서 만들어낸 천연수영장이다.
일단 선녀탕에 내려서면 두 가지 모습에 놀란다. 바닥까지 보이는 바닷물, 섬을 축소해 놓은 것 같은 모습에서다. 제주 어느 곳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모양의 현무암으로 둘러싸인 형상인 데다 화산석의 바위들이 물을 막아 만들어낸 인공수영장 같다. 선녀탕이란 이름처럼 신선이 피서를 즐기려고 만들어 놓은 듯하다.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스노클링이 가능하다는 것. 강원 삼척군의 장호항 바위처럼 화산석이 근위병 같은 모습으로 파도를 막고 있기에 가능하다. 수심이 깊은 곳에선 다이빙도 할 수 있다. 제주는 물론이고 전국 해안을 다 뒤져도 자연절벽에서 다이빙이 가능한 곳은 여기 말고는 없을 듯하다.

선녀탕 근처에는 볼거리도 많다. 전적비에서 약 100m 떨어진 곳에는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미군 공격용 어뢰정을 숨겨놓은 진지동굴이 있다. 절벽 해안가에 자리해 직접 들어가 보기는 어렵지만 올레길 전망대에서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외돌개라는 큰 바위도 있다. 화산이 폭발하며 분출한 용암지대에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생긴 바위다. 서귀포 칠십리 해안가를 둘러싼 기암절벽 중 삼매봉 앞 바닷가에 약 20m 높이를 이룬 기둥바위다. 다른 이름은 ‘할망바위’. 여기에는 전설이 얽혀 있다. 바다에 고기잡이를 나간 할아버지를 애타게 기다리던 할머니가 바위가 됐다는 이야기. 장군석이라고도 불린다. 고려 말 최영 장군이 외돌개를 거대한 장수로 치장해 제주를 강ㄷ점했던 몽골 잔존세력인 ‘묵호의 난’을 토벌했다는 이야기다.

◇그래도 더우면 차라리 바닷속으로…‘제주바다목장’

황우지해안이나 제주의 해변에서조차 더위를 식히지 못했다면 아예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제주의 물밑은 물위만큼 아름답다. 제주시 한경면에 있는 ‘제주바다목장 다이브리조트’. 제주의 바다 밑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다. 바다목장은 바다에 인공어초 등으로 물고기가 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어린 물고기를 방류하는 사업이다. 수산자원을 늘려 어민소득을 증대시키려는 목적도 있다. 해양수산부는 2006년부터 사업을 추진해 지난해까지 전국에 17곳을 완공했다. 제주바다목장은 2년 전 제주시 한경면 신창리부터 고산리 앞바다에 걸쳐 조성했다.

이곳 바닷속에는 돌고래상·돌하르방상 등 제주를 상징하는 100여점의 시설물을 설치한 ‘수중테마공원’이 있다.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여의도 면적의 7배에 달하는 23㎢의 해역에 걸쳐 있다. 28종의 어초와 돌돔·홍해삼·전복 등 10여종이 서식한다. 전문 다이버는 물론 일반인도 수중테마공원에서 아름다운 제주의 바닷속을 체험할 수 있다.

제주바다목장 바다속에 자리잡고 있는 모자상.


다이빙 장비가 없어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강점 . 바로 프리다이빙이다. 수중에서 무호흡으로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을 프리다이빙이라고 하는데 흔히 접하는 스노클링도 여기에 포함한다. 이왕 프리다이빙을 즐기려면 전문적인 교육을 받는 게 좋다. 제주바다목장 다이브리조트에는 현 프리다이빙 국가대표(강성준)가 직접 운영하는 ‘더블케이 프리다이빙센터’가 있다. 하루 4시장 정도면 레벨 1 자격증을 이수할 수 있단다.

다만 절대 혼자서는 프리다이빙을 즐기지 말라는 것이다. 반드시 ‘버디’와 함께여야 한다. 강성준 대표는 “버디는 위급한 상황에 다이버를 구조하고 무호흡인 상대를 심적으로 안정시켜주는 역할을 한다”면서 “강사는 교육을 진행하는 동안 버디의 역할로 수중에서 신체를 조절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좀 더 안전하고 편안한 상태에서 수중 세계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고 조언했다.

제주바다목장 바다속에 자리잡고 있는 돌고래상.


◇다 귀찮고 쉬고만 싶다면…‘리조트 라이프’

서귀포 일대에는 해수욕을 즐길 만한 해변이 황우지해안 밖에 없다. 다만 중문까지 사정권에 넣으면 중문색달해변과 조른모살을 보탤 수 있다. 앞서 말했듯 황우지해안은 화산암 갯바위가 물을 가둬 만든 천연수영장이다. 그래서 행동파 휴가객에게 딱 맞다. 갯바위 절벽에서 다이빙을 하거나 물안경을 끼고 스노클링을 할 수 있다. 황우지해안 일대는 수심이 깊어 아이들에게는 좀 위험한 편이다. 도로에서 황우지해안으로 내려가는 길옆에는 자그마한 카페가 있어 손님에 한해 간이시설에서 샤워를 할 수 있도록 해뒀다.

제주에서 가장 넓은 야외 수영장과 아이들을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롯데호텔중문’
서귀포나 중문 쪽에서 즐길거리라면 단연 ‘리조트 라이프’다. 중문 쪽에 늘어선 특급호텔들은 저마다 낭만적인 수영장을 갖고 있다. 그중 아이를 둔 부모나 나이 지긋한 어르신과 함께 온 가족 휴가객에게는 롯데호텔중문을 추천할 만하다. 롯데호텔중문은 휴양지의 콘셉트에 맞춰 ‘올인클루시브’형 호텔을 지향한다. 한곳에서 다 해결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다른 특급호텔과 달리 객실 내 미니바의 가격이 편의점보다 약간 비싼 수준이다. 총지배인의 과감한 결정에 따른 것이라는데 “고객이 이용하지 않는 미니바는 없느니만 못하다”는 철학이란다.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수영장이다. 제주에서 가장 넓은 야외수영장과 아이들을 위한 시설을 갖췄다. 바위와 동굴, 시원하게 뻗은 야자수로 둘러싸여 남태평양의 해변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랑한다. 특히 어린이전용 ‘아쿠아 키즈 존’에는 대형 에어슬라이드, 캐릭터 기소 외에도 유아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유아전용 풀도 있다. 루프톱 테라스도 또 다른 즐길거리로 꼽힌다. 제주 최고의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해온 카페 2층에 최근 ‘루프톱 테라스’를 개장했다. 140여평 규모로 80여개의 선배드를 깔았다. 서머뮤지컬이 펼쳐지는 야외무대 바로 앞에 자리를 잡아 매일 밤 마치 뮤지컬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으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여행메모

△가는길=황우지해안으로 가려면 중문관광단지에서 1132번 국도를 따라가다 수모루에서 천지연폭포 쪽으로 우회전해 약 2㎞ 이동해 외돌개 주차장까지 간다. 제주바다목장은 황우지해안에서 1132번 국도를 따라 서쪽으로 향하면 산방산·수월봉을 지나 제주시 한경면 신창에서 우회전해서 들어가야 한다.

서귀포 중문동 중문향토 5일 시장 내 ‘마니마니물회’의 한치물회.
△먹을곳=여름철 더위를 이겨내는 별미인 물회. 싱싱한 횟감에 새콤한 양념장과 제철 채소를 푸짐하게 올리고 시원한 얼음물을 가득 부으면 불볕더위도 두렵지 않다. 서귀포 중문동 중문향토 5일시장 내 ‘마니마니물회’(064-738-8958)는 이곳 사람들 사이에선 유명하지만 외지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맛집이다. 여름철에는 한치물회와 자리물회가 인기다. 가격은 1만~1만 2000원.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동리에 ‘느영나영 감귤창고 카페’는 마을주민들이 재배한 감귤을 원재료로 댕유자차(5000원),감귤에이드(6000원) 등을 판매한다.

서귀포 중문동 중문향토 5일 시장 내 자리한 ‘마니마니물회’의 한치물회
제주 서귀포 올레 7코스에서 관광객이 외돌개를 바라보며 카메라에 풍경을 담고 있다.
올레 7코스에서 관광객이 외돌개를 바라보며 카메라에 풍경을 담고 있다.
올레 7코스에서 바라본 황우지해안의 진지동굴
올레 7코스에서 바라본 황우지해안의 진지동굴
올레 7코스 중간 ‘서귀포 칠십리’ 기념비가 서 있는 해안 절벽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관광객.
올레 7코스 중간 ‘서귀포 칠십리’ 기념비가 서 있는 해안 절벽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관광객.
제주바다목장 바다속에 들어선 연인상
제주바다목장 바다속에 들어선 피라미드상
제주바다목장 바다속에 들어선 하트상
제주 서귀포 올레 7코스에서 바라본 황우지해안의 ‘선녀탕’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제주에서 가장 넓은 야외 수영장과 아이들을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롯데호텔중문’
제주에서 가장 넓은 야외 수영장과 아이들을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롯데호텔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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