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내가 살던 마을에는 50호에 약 400여 명의 사람들이 살았다. 지금은 12호에 20여 명 정도가 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집이나 땅을 팔고 떠났지만 아직도 내 어머니는 그곳에 살면서 자식들을 맞이해주신다. 이런 시골 마을의 집이나 땅, 논, 밭 등은 요즘 가격이 어떨까? 올랐을까? 내렸을까? 사람들이 떠나고 빈집들은 어떻게 됐을까?
현재 우리나라는 한 해에 약 80만 명의 학생이 대학에 들어간다. 20여 년 전에 태어난 사람들이 지금 대학을 다니고 있다. 그런데 2000년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은 한 해에 45만 명 수준으로 줄었다. 이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갈 때는 어떻게 될까? 물론 상위권 대학의 입학 경쟁률은 더 치열해질 수 있다. 하지만 입학하려는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정원을 못 채우는 대학이 늘어날 것이다. 그러면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들은 어떻게 대학을 운영하게 될까? 대학 기능을 제대로 할 수나 있을까?
1955년에서 1980년 사이에는 매년 평균 약 80만 명이 태어났다. 그러나 2000년 이후에는 매년 평균 약 45만 명의 신생아가 태어나고 있다. 30년 후를 생각해보자. 매년 80만 명이 태어나서 살던 집들은 어떻게 될까? 그 집들에 매년 45만 명씩 태어난 세대들이 살게 된다. 집을 부수고 다시 짓는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인구가 줄었으니 집은 당연히 남아돌게 된다. 그럴 경우 집값은 어떻게 될까? 그리고 사람들이 살지 않게 된 집들은 어떻게 될까?
우리의 노후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도 냉정하게 숫자와 마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