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작가 예니 에르펜벡이 소설 ‘카이로스’로 2024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했다. 사진은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한 에르펜벡(사진=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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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독일 작가 예니 에르펜벡(57·Jenny Erpenbeck)의 소설 ‘카이로스’(Kairos)가 올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작품을 번역한 마이클 호프만(Michael Hofmann)도 공동 수상했다.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영어판 Mater 2-10)로 최종 후보에 올랐던 황석영(81) 작가의 수상은 불발됐다.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테이트모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2024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예니 에르펜벡의 ‘카이로스’를 호명했다. 독일 작가로는 최초다. 에르펜벡은 2018년 부커상 1차 후보(롱리스트)에 오른 적이 있다.
수상작 ‘카이로스’는 1980년대 말 베를린 장벽 붕괴라는 유럽 현대사의 격동기를 배경으로 관계의 폐허를 헤쳐 나가는 두 연인의 여정을 그린 이야기다. 이 작품을 쓴 에르펜벡은 1967년 동베를린에서 태어났으며, 오페라 연출가이자 감독, 극작가로도 활동해왔다.
| 독일 작가 예니 에르펜벡의 소설 ‘카이로스’(Kairo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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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커상 심사위는 소설에 대해 “사랑과 열정으로 시작하지만 권력, 예술, 문화에 관한 이야기다. 파괴적인 소용돌이로 빠져드는 연인의 모습은 그 시기 동독의 역사와 연결된다”면서 “아름답고도 불편하고 개인적이면서도 정치적이기도 하다. 자유와 복종, 사랑과 권력에 대한 복잡한 질문을 던진다”고 평했다.
2016년 한국 소설 최초로 부커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던 한강의 ‘채식주의자’에 이어 두 번째 수상 기대를 모았던 황석영의 장편 ‘철도원 삼대’는 최종 문턱에서 고배를 마시게 됐다. 황 작가의 두 번째 부커상 도전도 아쉽게 좌절됐다. 황석영은 또 다른 장편 ‘해질 무렵’으로 2019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의 1차 후보(롱리스트)에 오른 적이 있다.
비록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한국문학은 최근 3년 연속 최종 후보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통산으로는 이번이 다섯 번째 최종후보작 배출이다.
2016년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한국 작가 최초로 이 상을 받았다. 2018년 한강의 또 다른 소설 ’흰‘에 이어 2022년 정보라의 소설집 ‘저주토끼’, 지난해에는 천명관의 장편 ‘고래’가 최종후보에 올랐다.
영국 부커상은 스웨덴의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비영어권 작가들의 번역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내셔널 부문은 2005년 신설됐다. 상금은 5만 파운드(약 8670만원)로 작가와 번역가에게 공동 수여한다.
| ‘철도원 삼대’(영어판 Mater 2-10)를 쓴 소설가 황석영이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부커상 시상식에 참석해 김소라(소라 김 러셀), 배영재 번역가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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