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의 IT세상]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팀워크

직급간 수평을 넘어 부서간 구분을 없애는 아메바 조직
1:1 전자결재와 그룹간 카톡을 넘어 n:n 소통을 위한 협업
  • 등록 2018-11-22 오전 8:05:00

    수정 2018-11-22 오전 8:05:00

[김지현 IT 칼럼니스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이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경영 효율화와 사업 혁신을 추구하는 것을 뜻한다. 이때 사용되는 기술로는 전통적인 운영관리 시스템인 ERP, CRM, SCM 등의 업그레이드부터 백엔드 시스템인 클라우드, 블록체인, 빅데이터를 이용한 DDDM(Data Driven Decision Managemnet) 그리고 사
물 인터넷((loT), 인공지능(AI), 모바일 및 로봇,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3D 프린팅 등의 최신 기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기술 만능주의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기업 혁신의 과정에 필요로 하는 기술은 지하수를 퍼 올릴 때 초기의 마중물이 될 수는 있지만 지속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계속 물을 펌프질 할 수 있는 기본적인 힘을 필요로 한다. 마중물을 한 바가지 아니라 여러 바가지를 부어도 계속 펌프질을 할 힘이 없으면 지하수를 끌어올릴 수 없는 것처럼,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있어 디지털 기술은 혁신을 시작하게 만드는 마중물일 뿐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게 하는 근원적 힘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펌프질 하는 힘은 무엇일까? 그것은 일하는 문화의 변화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그 동안 당연시 되어오던 고정관념과 프로세스, 밸류 체인을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허물어 새로운 발견을 해냄으로써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기회를 찾는 과정이다.

스타벅스가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면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고객과 소통하고, 이를 통해 새롭게 수집한 정교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상품 기획, 매장 선정, 마케팅 그리고 사이렌 오더(매장 밖에서 미리 음료를 주문하고 픽업하는 서비스), 마이 디티 패스(드라이브 스루 매장에서 차량 번호를 이용해 빠르게 결제를 해주는 서비스) 등의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시하는 것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시각의 전환과 기술 내재화에 대한 투자 등이 선행되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기술 투자와 함께 후속으로 마케팅과 상품기획 등의 부서에서 기존 관념을 깨고 오프라인 매장 운영 부서와의 갈등에 대한 업무 체계의 변화 등이 수반되었기에 성공적 결실을 얻을 수 있었다.

자라가 전 세계의 매장 내 재고 관리와 발주 등의 운영 업무를 사람이 아닌 시스템에 100% 맡기고 부족한 이 시스템의 진화를 위해 머신러닝을 도입해 AI를 이용함으로써 인건비 효율화와 공급망 관리(SCM), 물류의 속도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데이터와 AI의 기술적 수준이 아니다. 이 기술이 도입되어 실제 현장의 사업성과를 개선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조직적 이슈, 부서 간 갈등, 시스템 오류로 인한 돌발 상황 등을 현명하고 뚝심 있게 대처해가는 조직 문화인 것이다.

한마디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모든 부서가 사일로 없이 따로 하지만 함께 일하는 유연한 일하는 문화와 늘 서로 간에 연결되어 공유하며 협업할 수 있는 열린 커뮤니케이션으로 완성된다.

인터넷 기업의 강점은 기존 파이프라인의 전통적 기업과 달리 수평적 조직으로 경직된 위계질서 속에서 상명하달 식의 지시로 일이 전개되는 것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가 가감 없이 공유되며 함께 의사결정을 하고, 빠르게 고객 중심으로 업무가 처리된다는 점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는 이것을 넘어 각 조직이 사업 특성과 현안에 따라 조직의 구분 없이 수시로 늘었다 줄었다하며, 업무 중심으로 통합과 해산을 반복해 일 중심으로 개인을 넘어 조직간 수평적 업무 처리를 해야 한다. 기술 중심으로 특정 업무 영역의 비 효율화를 제거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함에 있어 여러 조직간 협의와 소통이 수시로 이루어져야 하기에 조직으로 업무 구분을 하지 않고 일 중심으로 필요에 따라 합치고 나누고를 반복하며 직급의 상하를 넘어 부서 간 구분까지도 넘은 업무 처리가 자기 완결형으로 이루어져야만 변화의 속도를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의 다양한 업무 처리 내역과 성패에 대한 결과, 의사결정의 과정 등이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시공간을 넘어 정보에 접근 가능하도록 연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자결재와 이메일, 카카오톡 등의 2세대 기업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넘은 3세대 소통, 협업 방식이 필요하다. 다양한 정보 단말기에서 연결 가능한 유연함과 부서를 넘은 프로젝트 중심의 일처리 전 과정에 대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이것의 기록과 공유를 도와주는 슬랙, 잔디, 콜라비, MS팀즈 등의 협업 툴이 필요하다.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 기업 내 소통 방식이 대면 미팅, 컨퍼런스콜(전화 회의), 그리고 팩스나 우편이 대표적이었다면 이후에 이메일과 전자결재 그리고 화상통화의 도입으로 훨씬 더 생산적인 대화가 가능해졌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그리고 새로운 기업 혁신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기업 내 소통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내용이 바뀌기 어려우면 형식을 바꿔서라도 내용이 달라지게 해야 한다.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의 내용을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툴의 도입이 필요하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정은 단지 기술의 도입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에 이 과정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려면 일하는 문화와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가 후행으로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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