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대부분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기술 만능주의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기업 혁신의 과정에 필요로 하는 기술은 지하수를 퍼 올릴 때 초기의 마중물이 될 수는 있지만 지속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계속 물을 펌프질 할 수 있는 기본적인 힘을 필요로 한다. 마중물을 한 바가지 아니라 여러 바가지를 부어도 계속 펌프질을 할 힘이 없으면 지하수를 끌어올릴 수 없는 것처럼,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있어 디지털 기술은 혁신을 시작하게 만드는 마중물일 뿐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게 하는 근원적 힘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펌프질 하는 힘은 무엇일까? 그것은 일하는 문화의 변화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그 동안 당연시 되어오던 고정관념과 프로세스, 밸류 체인을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허물어 새로운 발견을 해냄으로써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기회를 찾는 과정이다.
스타벅스가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면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고객과 소통하고, 이를 통해 새롭게 수집한 정교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상품 기획, 매장 선정, 마케팅 그리고 사이렌 오더(매장 밖에서 미리 음료를 주문하고 픽업하는 서비스), 마이 디티 패스(드라이브 스루 매장에서 차량 번호를 이용해 빠르게 결제를 해주는 서비스) 등의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시하는 것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시각의 전환과 기술 내재화에 대한 투자 등이 선행되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기술 투자와 함께 후속으로 마케팅과 상품기획 등의 부서에서 기존 관념을 깨고 오프라인 매장 운영 부서와의 갈등에 대한 업무 체계의 변화 등이 수반되었기에 성공적 결실을 얻을 수 있었다.
한마디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모든 부서가 사일로 없이 따로 하지만 함께 일하는 유연한 일하는 문화와 늘 서로 간에 연결되어 공유하며 협업할 수 있는 열린 커뮤니케이션으로 완성된다.
또한 기업의 다양한 업무 처리 내역과 성패에 대한 결과, 의사결정의 과정 등이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시공간을 넘어 정보에 접근 가능하도록 연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자결재와 이메일, 카카오톡 등의 2세대 기업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넘은 3세대 소통, 협업 방식이 필요하다. 다양한 정보 단말기에서 연결 가능한 유연함과 부서를 넘은 프로젝트 중심의 일처리 전 과정에 대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이것의 기록과 공유를 도와주는 슬랙, 잔디, 콜라비, MS팀즈 등의 협업 툴이 필요하다.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 기업 내 소통 방식이 대면 미팅, 컨퍼런스콜(전화 회의), 그리고 팩스나 우편이 대표적이었다면 이후에 이메일과 전자결재 그리고 화상통화의 도입으로 훨씬 더 생산적인 대화가 가능해졌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그리고 새로운 기업 혁신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기업 내 소통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내용이 바뀌기 어려우면 형식을 바꿔서라도 내용이 달라지게 해야 한다.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의 내용을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툴의 도입이 필요하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정은 단지 기술의 도입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에 이 과정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려면 일하는 문화와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가 후행으로 이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