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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톤스포츠는 내년 초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퍼스널 모빌리티 2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퍼스널 모빌리티는 전동 퀵보드, 전동휠 등과 같이 전기를 사용한 1~2인승 개념의 소형 개인 이동 수단을 뜻한다. 지난해 약 6만대 수준에서 올해 8만대 규모로 시장이 급성장세다. 알톤스포츠가 출시하는 퍼스널 모빌리티는 100만원 미만 가격대로 판매될 예정이다.
그간 자전거에 집중하던 알톤스포츠가 저가 중국산 제품들이 판치는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든 것은 현재 국내 자전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전거 시장은 연간 70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약 15%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쭈그러드는 시장에서 업체간 출혈경쟁이 심해지면서 일선 대리점에는 재고 물량까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최근 2년간 미세먼지가 급증하면서 계절적 성수기(3월~10월·자전거 연간매출 80~90% 차지) 자전거 판매가 매년 약 20%씩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2015년부터 서울시가 추진 중인 공유자전거 서비스 ‘따릉이’가 1만7000여대 수준으로 성장하면서 젊은 20~30대 소비자들의 구매가 감소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스페셜라이즈드’, ‘자이언트’, ‘트렉’ 등 해외 고급 레저용 자전거와 저가 중국산 자전거까지 대거 침투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알톤스포츠 관계자는 “수입 고가 자전거 유입은 전체 시장의 약 10%(물량 기준)에 불과해 대세에 큰 영향은 없지만 시장이 일부 분산되는 영향은 있다”며 “무엇보다 제품 과잉 공급으로 전국 대리점에 축적돼 있는 재고 물량이 상당해 이 물량을 소진하지 않고서는 반등이 쉽지 않다. 적어도 내년 말까지는 이같은 시장 악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이 기간을 버티기 위한 전략 구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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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의 경우 저가 중국산 제품들이 많지만 그만큼 A/S와 같은 고객서비스가 뒤떨어진다. 알톤스포츠는 전국 대리점들을 통해 그간 소비자들이 많은 불만을 제기해왔던 A/S 기능을 내세우며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년 3월 시행되는 ‘자전거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전기자전거도 자전거 전용도로 이동 가능)’과 연계해 전기자전거 제품도 현재 6종에서 8종으로 늘리기로 했다. 내년에는 처음으로 100만원대(공장도 가격 기준) 미만의 전기자전거 신제품도 선보인다.
삼천리자전거도 내년에는 전기자전거와 퍼스널 모빌리티 분야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특히 퍼스널 모빌리티의 경우 저가 중국산 제품과 차별화를 위해 안전성을 높이는 자체 연구개발(R&D)도 진행 중이다.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일단 전기자전거법이 시행되는만큼 전기자전거 제품군을 현재 5종에서 2~3종 늘리고 앞으로 시장이 커질 퍼스널 모빌리티 제품도 확대할 것”이라며 “앞으로 퍼스널 모빌리티는 우리들이 가야할 방향이기도 한 만큼 안전성 측면에서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자전거업체들의 내년 전략은 악화되는 시장을 단순히 버티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전거업계 관계자는 “퍼스널 모빌리티 등으로 일부 실적 감소를 막을 수는 있겠지만 자전거 시장은 또 다른 영역”이라며 “보다 근본적으로 고급 브랜드 육성과 정부의 적극적인 인프라 조성이 결합돼야 시장을 반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