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청약?.. 가격 낮춘 강남 재건축 분양시장 '들썩'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 모델하우스 주말 방문객 북적
3.3㎡당 평균 분양가 4160만원, 주변 시세보다 2억원 낮아
입주 후 가격상승 기대한 예비청약자 시세차익 기대 높아
  • 등록 2017-09-10 오전 9:49:53

    수정 2017-09-10 오전 9:49:53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갤러리에 문을 연 개포시영 재건축 아파트인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 모델하우스에서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물산 제공]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정부의 고분양가 제동 시그널로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잇따라 분양가를 낮추면서 분양 시장이 다시 끓어오르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갤러리에서 문을 연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 모델하우스는 주말 동안 단지 설계를 둘러보려는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삼성물산(028260)이 개포 시영 아파트를 재건축해 공급하는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는 지하 3층~지상 35층 아파트 31개 동, 전용면적 59~136㎡형 2296가구 규모로 208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주택형별로는 △전용 59㎡형 29가구 △전용 96㎡형 78가구 △전용 102㎡형 58가구 △전용 112㎡형 29가구 △전용 136㎡형 14가구다.

이날 딸과 함께 모델하우스를 찾은 60대 주부 이모씨는 “현재 대치동에 살고 있어 잘 아는 동네인데 분양가가 싸게 나온다고 하길래 어느 정도인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 모델하우스를 찾았다”고 말했다. 이 단지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4160만원에 책정됐다. 8·2 부동산대책 이후 정부가 민간 분양 단지의 고분양가 제동 움직임을 보이자 당초 3.3㎡당 4500만원 안팎으로 얘기됐던 분양가에서 350만원 가량 낮아진 수준이다.

지난해 개포지구에서 분양한 ‘래미안 블레스티지’(3.3㎡당 3760만원), ‘디에이치 아너힐즈’(3.3㎡당 4137만원)와 비교하면 분양가는 올랐지만 분양 이후 이 단지들의 현재 시세와 비교하면 2억원 가량 낮은 금액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래미안 블레스티지 전용 59㎡형의 입주권은 지난 7월 최고 12억 400만원에 거래되며 3.3㎡당 매맷값이 6000만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디에이치 아너힐즈 역시 같은 평형 입주권은 같은 기간 최고 11억 4758만원에 실거래됐다.

향후 단지가 주변 시세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한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로또 청약’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앞서 지난 7일 이 단지와 비슷하게 당초 예상보다 분양가를 낮춰 3.3㎡당 4250만원에 공급한 서초구 ‘신반포 센트럴자이’ 1순위 청약에는 1만 6472명이 몰리며 평균 168대 1로 올해 수도권 분양 단지 중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5가구밖에 일반분양하지 않은 전용 59㎡C형에는 모두 2550명이 청약통장을 쓰며 무려 510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을 나타냈다.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 분양 관계자는 “개포지구는 반포와 같은 강남권이라고 해도 실수요 위주의 지역이라 청약 경쟁률은 다소 낮아질 수 있다”면서도 “분양가도 예상보다 낮아지고 일반 분양 물량이 워낙 많지 않은 만큼 흥행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위적인 분양가 통제에 따른 시장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소수의 신규 공급 주택 가격은 다수의 재고 주택 가격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이럴 경우 수요자들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가격 통제가 시장 안정에 미치는 효과보다 수분양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더 크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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