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비바 파파"..광화문 인근 상인 '활짝 웃었다'

카페·편의점·기념품가게, 매출 최대 2배 올라
기업들 생수공급으로 생수판매 노점은 울상
  • 등록 2014-08-17 오전 11:52:11

    수정 2014-08-17 오전 11:52:11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에 앞서 오픈카를 타고 이동하며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에게 손인사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데일리 고재우 기자] “음료수, 물티슈, 삼각김밥 같은 주요 물량은 평소보다 5~20배 이상 늘렸는데 김밥이나 햄버거류 등 식사대용품은 일찌감치 동이 났어요.”(광화문 광장 근처 A편의점)

“교황을 보러 새벽부터 나온 사람들이 많아 2시간 일찍 문을 열었습니다.”(서울시청 인근의 커피전문점)

16일 새벽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는 프란치스코 교황(78)이 한국 순교자 124명을 복자로 선포하는 시복식을 보기 위한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 일대는 새벽부터 시복식이 열린 오전 10시를 전후로 경찰 추산 90만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주변 상인들은 오랜만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광화문광장 인근 편의점에는 물건을 사려는 줄이 바깥까지 길게 늘어섰다. 미처 시복식 참가 허가를 받지 못한 사람들은 근처 노점에서 바닥깔개를 구입해 자리 잡기에 바빴다.

서울시청에서 시복식 미사가 봉헌된 광화문 앞 제단까지 약 1㎞ 거리에만 세븐일레븐·GS25·CU 등 편의점 30여개가 자리 잡고 있지만 상인들은 이날 하루 동안 평소 주말 대비 약 20~100%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이날 무교동과 수송동에 위치한 3곳의 점포 매출이 전주 대비 101.5% 늘었다. 허기를 달래줄 두유, 커피, 초콜릿, 김밥, 삼각김밥 등의 매출이 각각 6.3배, 4.9배, 3.6배, 3.7배, 2.1배 증가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행사장에는 교황얼굴이 프린팅 된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종종 보였다.
인근의 A편의점 한 관계자는 “50만명이 모였던 2002년 월드컵 응원 때보다 많은 인원이 모인 역대 최고 기록이다”며 “점포 근무자를 두 배로 더 늘렸지만 일손이 부족했다”고 귀띔했다.

서울시청에 가까운 B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중인 박성민(21·서대문)씨도 “13시30분 통제가 풀리면서 사람들이 더 몰렸다”며 “시복식을 마친 이들이 주변 관광지를 돌아보며 요깃거리를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종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진희(45·종로)씨도 “미사 드리러 온 것이라 월드컵 때보다는 저조하지만 주말 평균보다 20% 정도 매출이 늘었다”고 했다.

인근 카페도 미사를 끝내고 사람들이 밀려들면서 일손이 부족해 보였다. 행사장보다 비교적 먼 시청 뒷편의 카페에서 일하는 안효전(31·동작) 씨는 “광장 대로변이 여기보다 매출이 더 나을 것 같은데 이곳도 평소 주말보다 매출이 20%가량 더 는 것 같다”고 전했다.

교황이 그려진 티셔츠나 에코백 등을 파는 기념품 판매점도 손님맞이에 분주했다. 현장판매를 담당한 가톨릭출판사 이제영(55·강동)씨는 “시복식 행사장 전역에 총 15개의 부스를 운영 중인데 출판사 전 직원이 참여했다”며 “길거리 통제시간이 길어서 아쉽지만 그래도 매출은 괜찮다”고 말했다.

교황얼굴이 프린팅된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도 종종 보였다. 정태성(41·경기 김포)씨는 “사람이 너무 많아 위험해 오시지 못한 할아버지·할머니를 위해 교황 티셔츠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독일에서 왔다는 라이트 마이어 엘리자벳(49)씨도 “서울에서의 마지막 일정이 교황 시복식과 겹쳤다”며 “교황과 한 장소에 있었다는 것을 ‘인증’하기 위해 티셔츠를 구입했다”고 웃어보였다.

다만, 생수 판매가 저조한 노점상들은 울상이었다. 행사장 내외부에서 기업들이 생수를 대대적으로 협찬했기 때문이다. 시청 부근에서 노점상을 운영중인 이재만(75·종로)씨는 “행사장 통제도 통제지만, 생수를 나누어주는데 누가 사겠냐”며 “생수는 하나도 못 팔았다”고 푸념했다.

생수가 무료로 공급됨에 따라 근처 노점상에서는 생수 재고를 줄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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