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한국경제 3분의 1 이상 차지

GDP 35%, 법인세 20%, 시가총액 36% 비중
국내 전체 법인 순이익 35%..나머지는 순익 25%↓
  • 등록 2014-01-13 오전 8:45:20

    수정 2014-01-13 오후 3:43:03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005380)그룹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두 그룹은 또 국내 48만2000여 개 법인이 납부하는 총 법인세 중 20.6%를 부담하고, 국내 증권시장 시가총액 비중도 36.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국내 경제 지표의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13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한국 경제의 각종 경제 지표에서 삼성과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한 결과, 2012년 GDP 대비 양대 그룹 매출 비중이 35%에 달했다. 삼성이 23%, 현대차가 12%를 점했다.

이는 2008년 23.1%에 비해서도 11.9%포인트나 높아진 수준이다. 삼성이 15.9%→23.0%, 현대차가 7.2%→12.0%로 각각 7.1%포인트, 4.8%포인트 상승했다.

삼성, 현대차 그룹…법인세 20%, 시가총액 36% 차지

삼성과 현대차그룹은 세금도 가장 많이 냈다. 2012년 기준 국내 전체 법인(48만2574개)의 손익계산서상 계상된 법인세에서 삼성과 현대차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20.6%였다. 2008년과 비교하면, 국내 전체 법인세는 41조5000억 원에서 13.9% 증가에 그친 반면, 양대 그룹의 법인세는 2조9000억 원에서 6조8000억 원으로 232%나 늘었다.

증시에서의 비중은 더 막강하다. 두 그룹의 상장 계열사는 27개로 2013년 9월 말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상장기업 1741개사의 1.6%에 불과하지만, 전체 시가총액에서 두 그룹 상장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34.9%에 달했다.

삼성전자(005930), 삼성화재(000810), 삼성중공업(010140), 삼성물산(000830) 등 삼성그룹 17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9월 말 297조6000억 원으로, 전체 시총(1254조3000억 원)의 23.7%를 차지했다.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012330), 기아자동차(000270) 등 현대차그룹 10개 상장사는 140조 원으로 비중이 11.2%에 달했다.

2008년 말과 비교하면 삼성은 186조4000억 원(168%), 현대차는 117조2000억 원(5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 규모는 612조 원에서 1254조3000억 원으로 105% 커졌다. 또 두 그룹을 제외하면 나머지 상장사 시가총액은 477조9000억 원에서 816조6000억 원으로 70.9% 증가에 그쳤다.

두 그룹 빼면 순익 감소 중

삼성과 현대차그룹은 2012년 국내 전체 법인이 거둔 매출(4212조 원) 중 11.3%(476조8000억 원)를 올렸다. 영업이익은 192조1000억 원 중 34조5000억 원(22.4%), 당기순이익은 122조9000억 원 중 42조9000억 원(34.9%)을 거둬들인 것.

그러나 나머지 기업들은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수익성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그룹을 제외하면 국내 전체 법인의 영업이익은 2008년 136조8000억 원에서 2012년 149조 원으로 9% 증가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07조 원에서 80조 원으로 되레 25.2%나 줄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삼성의 주력상품인 휴대폰의 글로벌 판매에 제동이 걸리거나, 엔저 등 환율 악재로 자동차 판매 성장세가 꺾일 경우 우리 경제가 입는 타격은 그만큼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게다가 양대 그룹은 수많은 협력업체를 거느리고 있어 이 부분까지 포함하면 잠재적 영향은 더 절대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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