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40대는 베이비부머와 젊은이들 사이에 끼어있는 경계인과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경계인(Marginal man)’이란 과도기적인 집단에 속한 사람들을 의미한다. 중장년층들만큼 자산을 축적하지도 못했는데 이미 자녀들은 머리가 커졌고, 50대들이 좋아하는 골프나 친목회보다는 여행에 더 관심이 있다. 그렇다고 신입사원 중 80%가 이직을 생각하는 요즘 분위기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들었고 책임감도 강하다. 이처럼 어느 쪽에도 끼지 못하는 어정쩡한 40대들이 노후준비를 하는데 있어서 몇 가지 염두에 둬야할 변화를 살펴봤다.
첫째, 우리나라는 은퇴 후 30년을 더 사는 장수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빠르고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젊은이가 줄어들고 노인인구 비중은 높아지는 장수사회에는 여성 1명당 1.3명 이하의 낮은 출산율이 지속되고, 만혼이나 미혼 남녀는 꾸준히 증가한다. 우리나라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상당 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베이비부머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국내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경제활동인구의 약30%를 차지하는 자영업자들의 형편이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40대의 자산관리나 노후준비는 이러한 장수사회의 어두운 속성과 그 변화의 추세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
셋째, 본인이 노후준비의 주체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올해 9월 발표한 노후준비 인식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노후준비의 주체로 ‘본인’을 꼽은 사람이 41.7%에 이른다. 공적연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는 노후자금을 별도의 연금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40대는 베이비부머와 달리 본인 스스로 준비하는 노후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가능하면 개인연금 비중을 늘리고, 자녀에 대한 지출에 앞서 노후자금에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 공적연금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는 자세로 노후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www.smartlifedesign.co.kr) 우재룡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