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허리 수술 합병증 줄이는 '양방향 내시경수술'

김헌 연세사랑병원 척추내시경센터 원장 "합병증·재수술 위험 낮춘다"
  • 등록 2024-08-14 오전 7:47:47

    수정 2024-08-14 오전 7:47:47

[김헌 연세사랑병원 척추내시경센터 원장] ‘허리는 함부로 건드리는 것이 아니다’, ‘척추 수술은 최후의 보루다’ 등 척추 질환을 앓은 이라면 한 번쯤 이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척추 수술은 환자에게 부담으로 다가오는 수술 중 하나다.

의학이 발전하면서 수술 기법 역시 발전했지만, 여전히 수술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환자가 많다. 주사나 진통제로 통증을 완화하고 버티는 경우도 있는데, 꾸준히 치료를 해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감각 이상이나 다리 근력 저하, 배뇨 장애 등이 발생한 경우라면 더욱 신중히 고려해봐야 한다. 오랜 시간 증상을 방치할 경우 수술을 해도
김헌 연세사랑병원 척추내시경센터 원장
호전되지 않을 수 있다.

이처럼 수술에 거부감을 느끼는 환자에게는 3세대 수술이라고 부르는 양방향 척추내시경수술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양방향 척추내시경수술은 기존의 고식적 치료의 단점을 보완한 치료이기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환자도 부담을 덜고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양방향 척추내시경수술은 1㎝ 이하의 미세한 구멍 두 개를 통해 한쪽에는 내시경을, 다른 한쪽에는 수술 기구를 넣어 진행하는 치료다.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을 통해 허리 디스크(추간판 탈출증)는 물론, 척추관협착증과 전방전위증까지 치료가 가능하다. 작은 구멍을 통해 나사 고정술도 진행할 수 있다.

추간판 탈출증이란, 척추에서 충격을 받는 역할인 추간판에 손상이 생기고 척추관(신경과 혈관이 지나가는 통로) 쪽으로 밀려 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것을 뜻하며,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중앙에 있는 척추관, 신경근관, 추간공이 좁아져서 허리의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전방전위증은 척추뼈가 앞뒤로 밀려나는 증상이다.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은 수술 시간 1시간 이내로 진행되며,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이 덜하고 회복이 빠르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손상이 적기 때문에 출혈도 적고, 이로 인한 합병증 가능성도 적다. 흉도 거의 남지 않는다. 기존 미세현미경 수술에 비해 수술하는 내내 식염수로 씻어내기 때문에 수술 부위 감염의 확률이 현저히 줄고, 수술 후 2일째 퇴원할 수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고령환자나 만성질환자, 또는 업무로 인해 스케줄 조절이 부담스러운 환자에게는 양방향 척추내시경수술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과거에는 수술할 때 피부와 근육을 크게 절개했기 때문에 조직 손상과 수술 후 통증이 상대적으로 컸다.

척추내시경 수술 자체가 정교한 수술이기 때문에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 의료진에게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양방향 내시경수술은 경추(척추의 맨 윗부분)에도 적용이 가능한데, 경추의 경우 요추보다 더 집중을 요한다.

수술 후에는 충분한 휴식과 안정이 필요하며, 술과 담배를 줄이는 게 좋다. 담배는 허리 부위 혈액 순환을 저해하고 염증 반응을 증가시켜 통증이 악화할 수 있다. 허리 근력을 강화하는 재활 운동을 함께 하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평소에도 쪼그려 앉거나 다리를 꼬아서 앉는 등 허리에 부담 가는 습관도 개선해야 한다.

허리 수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때문에 막연한 공포를 갖는 환자들의 마음은 이해한다. 그러나 척추 질환으로 오랜 시간 고통을 받고 있다면 수술에 대한 공포 때문에 적기를 놓치지 말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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