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남편 애인 생겼는데, 떼어놓을 수 있나요[양친소]

[양소영 변호사의 친절한 상담소]
  • 등록 2024-08-10 오전 11:40:45

    수정 2024-08-10 오전 11:40:45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백수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4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출연
남편과는 15년 전 결혼했습니다. 맞벌이로 일하며 아이까지 키웠지만, 남편은 가정 일에 무관심 했습니다. 심지어 생활비까지 반반씩 부담할 정도로 제게 야박하게 굴었어요. 남편은 정리나 청소에 특히 예민했는데요. 가끔 아침에 바삐 출근하면서 설거지라도 못해놓으면 잔소리를 쉼 없이 쏟아내곤 했죠. 저도 직장생활 하고 아이 등교 챙기다보면 못할 수도 있지, 이게 이렇게 잘못된 일인지, 힘들 때가 많았어요. 남편은 유통기한 지난 음식이나 정리되지 않은 수납장을 보고도 불같이 화를 내곤 했습니다.

이렇게 십여년을 같이 사니 숨 막혀서 못 살겠더라고요. 남편에게 너무 지긋지긋하다고 푸념했더니, 세상에나 자신이야말로 답답해서 못살겠다며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애 아빠니 어쩌겠어요. 남편 회사 앞으로 찾아가 사과도 해봤지만 남편은 이혼 할거 아니면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때부터 남편은 양육비 명목으로 한 달에 100만원씩 보내오고 아이와는 따로 연락해 만나면서 집에는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별거가 지금까지 5년째 이어졌는데. 기막히게도 남편이 다른 여자와 동거 중이라며 이혼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직 아이가 어려서 이혼할 생각은 없습니다. 남편이 지금 만나고 있다는 여자한테만 위자료를 청구해서 둘 사이를 떼어놓을 수 있을까요?

-남편과 별거 상태인데, 상대 여성에게 위자료 청구가 가능할까요?

△사연자와 남편이 별거 중 부정행위가 생긴 건데요. 부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별거하는 중에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완전히 파탄됐다고 볼 수 있는가, 아니면 완전히 파탄된 것까진 아니라고 볼 것인가, 여기에 쟁점이 있습니다.

-사연의 부부는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을까요?

△남편이 일방적으로 집을 나가버리고 원치 않게 별거가 시작된 걸로 보입니다. 이후 사연자는 나름대로 회사에 찾아가서 남편에게 사과도 하고 마음을 돌려보려 했던 상황이 보이는데요. 만약 이후로도 아내가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노력 해왔다면, 남편이 일방적으로 집을 나가서 들어오지 않는 상황만으로 혼인관계가 완전히 파탄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남편의 동거 여성을 상대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할까요?

△사연자 부부의 상태가 혼인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혼인공동생활이 존재하는 상태인지, 아니면 완전히 깨진 상태인지에 따라 다릅니다. 혼인공동생활이 완전히 깨진 것으로 볼 수 없다면, 현재 남편과 동거하는 여성을 상대로 소송을 하더라도 어느 정도 책임이 인정될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인정이 되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5년의 별거를 아내도 사실상 동의했고, 오히려 아내에게 별거가 지속되는데 일정 부분 책임이 있고, 부부 사이에 이혼은 안 했지만 파탄된 것에 대한 암묵적인 합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남편이 집을 나가서 부정행위를 한 것이 혼인관계를 새롭게 깨뜨리는 원인은 아니니까 이에 대한 책임은 물을 수 없습니다.

특히 남편이 집을 나가서 새로 만난 여성이 ‘아내가 있는 남자인지 몰랐다. 왜냐하면 5년 동안 집에 간 것을 본적이 없고 아내가 찾아온 적도 없다’ 이렇게 주장한다면 실제로 몰랐을 가능성도 있는 겁니다. 이런 상황이 펼쳐진다면 여성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습니다. 이 사연에서는 별거 기간의 형태가 어땠는지를 잘 살펴봐야 합니다.

-별거기간 중 이뤄진 부정행위에 대한 대법원 판례가 있을까요?

△장기간 별거가 지속되는 중에 발생한 부정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냐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별거 등의 사유로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없어졌는지, 객관적으로 봤을 때 회복 가능성이 없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부부가 이혼을 하지 않았더라도 장기간 별거로 이미 혼인의 실체가 없어진 경우라면 이후 새로운 부정행위로 인해서 파탄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없으니까 위자료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습니다. 사연자의 경우도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완전히 파탄되었는지 여부가 위자료 청구 소송의 쟁점이 되므로 이 부분을 입증하는데 주력을 해서 대응하길 바랍니다.

※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양담소’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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