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화두는 AI..번역, 스피커, 가상비서가 온다

  • 등록 2016-12-02 오전 6:43:06

    수정 2016-12-02 오전 6:43:0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인공지능(AI)이 소프트웨어(SW) 업계의 가장 큰 화두라고 하지만 당장 쓸만한 AI 서비스는 많지 않다. 애플의 스마트폰 가상비서 ‘시리’만 해도 “메일 보내줘”같은 간단한 기능만 지원한다. 우리나라가 한글과 한국어를 쓴다는 점도 아마존의 음성인식 스피커 ‘에코’ 처럼 글로벌 기업의 한국 진출을 늦추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국내에서도 어느 정도 기계와 대화가 가능한 AI 상용 서비스가 봇물처럼 터질 것으로 예측했다. 소비자 시장에서는 번역, 스피커, 스마트폰 가상비서 분야가, 기업 시장에서는 질병분석·예측이나 S스마트팩토리 시장이 활짝 열릴 전망이다. 구글, IBM, 애플, 아마존 같은 외국 기업뿐 아니라 삼성전자(005930), 네이버(035420), SK텔레콤(017670), 솔트룩스, SK(034730)(주)C&C, 삼성SDS(018260) 등이 시장 공략에 나섰다.

AI시장은 2025년이 되면 현재의 인터넷 경제 규모를 넘어설 전망이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AI 시장은 6000조 원으로 2016년 현재 5000조 원인 인터넷 시장을 넘어선다.

▲네이버의 AI기반 통번역 앱 ‘파파코’
한국어-영어 번역 분야는 이미 네이버와 구글의 혈전이 시작됐다. 네이버가 ‘파파고’로 AI 번역을 상용화하자 구글이 한국어 번역에 신경망 번역(NMT)을 추가한 것이다. 네이버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에 이어 내년 중 스페인,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베트남어를 추가할 예정이다.

AI가 적용된 음성인식 스피커 시장은 현재 SK텔레콤의 ‘누구’ 정도가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누구’는 음악을 듣고 날씨에 답하고 미스터피자와 BBQ 치킨을 주문할 수 있는데 내년에는 T맵과 연동해 ‘말로 하는 내비게이션’ 시대를 열 예정이다. 여기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협력업체인 국내 소프트웨어 회사인 솔트룩스가 개발한 AI 플랫폼 ‘아담’을 활용한 스피커도 내년 3월 출시된다. 또 2014년 처음으로 스마트 스피커 시장을 연 ‘아마존 에코’는 프리미엄 기종을, ‘구글홈’은 아직 국내 출시 예정은 없지만 지난 11월 상용화를 시작했다.

▲SK텔레콤의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 SK텔레콤 제공
스마트폰 가상비서 시장은 가장 경쟁이 뜨거운 분야 중 하나다. 삼성전자가 현재의 ‘S보이스’와 확연히 다른 AI비서를 개발해 갤럭시S8에 적용할 예정이고, 애플도 ‘시리’ 업그레이드 버전을 차기 아이폰에 적용한다. ‘알파고’로 유명한 구글은 ‘구글 어시스턴트’라는 서비스를 최초의 구글폰 픽셀에 적용했다.

AI로 효율성과 예측가능성을 노리는 것은 기업 시장도 마찬가지다. SK(주) C&C는 ‘에이브릴’이라는 이름으로 IBM왓슨 솔루션 기반의 고객별 인공지능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는데, 일단 SK하이닉스에서 파일럿 프로젝트를 하고 있고 내년에는 무인 콜센터, 자동 암진단, 지능형 쇼핑 추천 등을 시작한다.

▲솔트룩스의 인공지능 ‘아담’이 적용된 로보티즈의 로봇 제품들이다. 솔트룩스 제공
삼성SDS역시 최근 AI기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넥스플랜트’를 내놓고 설비의 센서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제조 설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해결해 생산효율을 극대화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여기에는 자체 개발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브라이틱스’가 탑재됐다. IBM 역시 독자적으로 국내에서 AI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왓슨’에 기반한 질병분석 AI를 길병원에 도입한 것이다.

제프리 로다(왼쪽) 한국IBM 대표이사, 이근 가천대 길병원 병원장이 9월 8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왓슨’ 활용 의료 진단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한국IBM 제공.
SW정책연구소 이동현 선임연구원은 ‘내년 SW업계 10대 이슈’를 발표하면서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아쉽게 10위 권에 들지 못한 AI가 알파고와 이세돌 9단 대국이후 갑자기 1위로 떠올랐다. 대중적 관심뿐 아니라 국내 인공지능 산업과 기술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 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19년 AI 솔루션 매출은 313억 달러이지만 생산성은 4600달러로 향상될 것이라고 한다”며 “AI가 10배 이상 생산성을 끌어올리면 일하는 형태도 매우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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