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2022년 한 해 동안 진행됐던 ‘블록버스터 톺아보기 파트1’은 3년 전인 2020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 1~55위를 차례로 다뤘다. ‘블록버스터 톺아보기 파트2’는 지난해 새롭게 10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렸거나 3~4년 내로 그에 상응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약물을 하나씩 발굴해 다룬다. 이른바 신흥 블록버스터로 떠오른 약물의 탄생과정과 매출 전망 등을 두루 살펴본다.[편집자 주] | 대만 파마에센시아가 개발한 성인 진성 적혈구 증가증 치료제 ‘베스레미’(성분명 로페그인터페론 알파-2b.(제공=파마에센시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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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파마에센시아가 개발한 성인 진성 적혈구 증가증 치료제 ‘베스레미’(성분명 로페그인터페론 알파-2b)가 미국 승인 이후 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베스레미는 2019년 유럽 연합(EU)에서 해당 적응증으로 승인받은 후 2021년 미국도 시판승인됐다.
베스레미의 매출은 지난해 29억 달러(한화 약 3조8000억원)로 2021년(9500만 달러) 대비 339%나 증가했다. 파마에센시아에 따르면 베스레미 2022년 매출의 약 95%가 미국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무엇보다 미국 종합암네트워크 가이드라인에 베스레미를 진성 적혈구증가증 환자의 1차(표준) 치료제로 권고하면서 그 처방이 크게 증가했다는 평가다. 현재까지 베스레미는 미국과 EU, 스위스, 이스라엘, 마카오, 대만, 한국 등에서 시판 승인된 상태다.
진성 적혈구증가증은 골수의 줄기세포 내 JAK2 V617F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혈액 세포가 불필요하게 많이 만들어져 생명에 위협을 줄수 있는 만성 희귀 혈액암 질환으로 알려졌다. 이 질환은 골수 내 비정상적 혈액 세포 생산으로 혈액 농도가 진해져 혈전, 뇌졸중, 심장마비 등의 발병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골수섬유화증이나 급성 골수성 백혈병 등과 같은 악성 암으로 진행한다.
회사 측은 세계 2, 3위 제약시장인 중국과 일본 시장 등으로 베스레미를 진출시키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어, 향후 매출 성장세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이 진성 적혈구 증가증 대상 베스레미의 시판 허가 신청 심사를 수락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 1분기 중으로 해당 약물의 심사 결론이 날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에서도 지난해 2월 베스레미의 판매 승인 신청서가 제출됐고, 올해 중 판매 승인에 대한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과 일본에는 각각 약 40만 명과 약 2만 명의 진성 적혈구 증가증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베스레미가 이들 국가에서 승인된다면 매출 성장세가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 1월 말레이시아 의약 당국에도 베스레미의 승인 신청서가 등록되는 등 향후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베스레미의 출시국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