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각종 자격증 시험이 줄줄이 뒤로 미뤄지면서 올해 당장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특성화고 학생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졸업 전 자격증 준비 등 취업을 위한 준비를 마쳐야 하는데, 이러한 일정이 모두 꼬여버렸기 때문이다. 교육 현장에선 이를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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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필수 자격증시험, 연이어 연기…특성화高 3학년들 어쩌나
지난 27일 서울 동대문구 한 컴퓨터회계학원에서 만난 학생들은 코로나19로 중단된 자격증 시험 탓에 계획이 모두 틀어졌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인근 특성화고에 다니는 장모(18)군은 “3학년 2학기에 취업 준비(자격증 취득 포함)가 끝나 있어야 공기업이나 공사에 지원할 수 있다”며 “자격증 시험이 뒤로 밀리면 필수 자격증을 따고 난 후 추가 자격증을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든다”고 토로했다.
대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경우 수학능력시험이 학사일정에 따라 조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통상 2학기까지 취업준비를 마치고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특성화고 학생들은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한 채 졸업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특성화고를 졸업해 취업한 학생의 수는 약 2만8000명. 취업을 하려 했던 수만명의 특성화고 학생들이 코로나19 탓에 미래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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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선 “특성화고 학생들 위한 대책 내놔야” 지적
전산회계 등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김모(18)양은 “3월 자격증 시험이 전부 연기돼 공부 계획이 틀어졌다”며 “아무래도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에 비해 3학년 2학기에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타격이 더 크다고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러한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 19일 `상업고 학생들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린 작성자는 “수능을 보는 학생들을 위해 수능 연기라는 방안을 내놓은 상태지만, 상업고 학생들은 위해 내놓은 방안은 없다”며 “지금까지 한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채용을 연기하는 것 등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교육 현장에서도 이들 학생에 대한 대책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의 한 특성화고 교사 박모씨는 “3학년 아이들은 2학기에 취업을 해야 하는데, 시험이 밀리면 개학을 해도 내신 관리과 자격증 관리를 한꺼번에 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피로감은 더 커질 것”이라며 “최근 전화로 취업상담을 문의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자격증 시험이 중단돼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특성화고 취업담당 교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채용시장이 어려워질 것 같다”며 “자격증시험 횟수를 더 늘리거나 시험장을 늘리는 방식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아직 시험 재개 여부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현재 3월 시험만 중단한 상태고 4월에는 다시 시험을 재개할 예정”이라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추이를 보고 다시 연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