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점포폐쇄 속도...국민銀 작년 1.9배 69개 정리
17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내은행 점포폐쇄 현황’자료에서 수신기능이 없는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전국 16개 전체 은행의 국내 점포(출장소 포함)중 192개가 올해 상반기에 폐쇄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폐쇄점포 276개의 70%에 달한다. 올해 폐쇄 규모를 하반기까지 단순히 상반기의 2배로 가정하면 384개에 달해 지난해보다 39%가 불어난다. 지난해 폐쇄된 276개 점포 수도 2015년 236개에 견줘 16% 늘어난 규모였다. 점포 신설이 폐쇄에 따른 영향을 일부 상쇄할 수는 있지만 신설 규모는 폐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형국이다. 실제 2015년 9월말 7291개까지 불어났던 국내은행(수은 제외) 점포는 이후 줄곧 감소해 올해 3월말 전체 7008개까지 줄어들었다.
점포 유지비용 17억…노년층 ‘금융접근성 제한’ 문제
전반적인 은행권 점포 정리에 탄력이 붙고 있는 것은 온라인 중심으로 거래 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중 텔레뱅킹과 인터넷뱅킹을 합한 온라인 거래(조회서비스 기준)비중은 85.3%로 창구와 CD·ATM을 합친 오프라인 거래비중(14.7%)을 압도했다. 입출금 및 자금이체를 기준으로 한 채널별 업무처리 비중에서도 온라인이 51.6%로 오프라인 거래 48.4%를 앞지른 상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 “은행 점포 하나의 평균 유지비용은 17억원 정도”라며 “여신잔액이 4000억~5000억원은 있어야 점포유지의 손익분기점(BEP)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반기 은행권 적자 점포수는 260개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케이·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출현은 점포폐쇄 현상에 기름을 붓고 있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수익 증가가 아니라 비용 절감 차원의 점포 정리와 인원 축소에 나서는 것은 너무 손쉬운 단기 처방일 뿐”이라며 “지점을 통한 소비자보호 측면와 상품 교차 판매, 고객과 은행의 관계 설정 등 장기적 시각에서 점포 정리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