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 한다]⑤1인가구시대…'우리' 대신 '나와 너'

1인가구 증가에 '나홀로 산업' 각광
수납 전문가 자격증 취득자 4년새 11배↑
도시락 시장 규모 2년 새 70% 껑충
유대감 결속력 약화..개인주의 이기주의 득세 우려도
  • 등록 2017-02-10 오전 6:30:00

    수정 2017-02-10 오전 6:30:00

지난해 8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싱글페어를 찾은 시민이 ‘혼밥’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성훈 유태환 기자] 집안일 취급을 받던 정리수납 등이 이제는 어엿한 전문 비즈니스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공간의 가치를 높인다’는 차원에서 ‘업테리어’(UPterior·Up+인테리어)란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1인 가구 비중 증가가 가져온 새로운 사회 현상이다.

공간 활용 극대화…수납 전문가 취득 4년새 11배 ‘껑충’

‘나홀로 문화’의 확산으로 업계의 지형마저 바뀌고 있다. 1인 가구를 위한 상품과 서비스가 쏟아지고 있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정리하는 정리·수납 사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포장만 뜯어 바로 먹을 수 있는 간편식 시장 규모의 오름세도 가파르다.

9일 한국 정리수납협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수납 전문가 2급 교육을 받은 사람이 4만 8237명. 2012년 746명에 불과했던 수납전문가 2급 자격증 취득자는 지난해 8603명으로 4년 만에 11배 넘게 급등했다.

수납협회 관계자는 “1급·강사(컨설턴트) 과정까진 조금 부담스럽고 2급 레벨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내친 김에 자격증까지 취득해 ‘업테리어’(정리수납 전문가)로 나서는 경우가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혼밥족’의 증가는 간편식 시장도 급성장 시켰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 매출액(2015년 기준)은 1조 6720억원으로 2011년 1조 1067억원에 비해 51% 상승했다.

특히 편의점 도시락 시장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편의점 도시락 시장 규모는 2015년 1329억원으로 2013년 대비 70% 증가했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1~6월) 편의점 도시락 매출은 955억원으로 2014년 연간 매출(944억원)을 웃돌았다. BGF 리테일 관계자는 “1인 가구가 원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도시락이나 1봉지 호빵 등 새로운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2~2016년 정리 수납 전문가 2급 자격증 발급 인원(자료=한국 정리수납협회)
24시간 경쟁 사회가 빚어낸 ‘나홀로’의 그림자

1인 가구가 대표적인 삶의 형태로 부상하면서 전통적인 가치관의 변화·공동체 붕괴 등 사회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나타나고 있다. 과도한 경쟁으로 취업과 결혼이 힘들어지자 관계 형성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그 결과 사회적 유대감과 결속력이 갈수록 약화하고 있다. ‘우리’는 차츰 사라지는 대신 ‘나’와 ‘너’가 그 자리를 대체하면서 사회 파편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은 “스마트폰의 발달로 직접적인 만남이나 관계에 투자해야 하는 중요성이 점차 줄고 있다”며 “인간 사이의 소통 기회나 질이 떨어지다 보면 관계 맺음에 대한 가치도 자연스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24시간 무한 경쟁에 노출된 사회 구조가 이런 현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숙명여대 중문과에 재학 중인 김모(23·여)씨는 “10~20분 안에 점심을 마치고 취업 준비를 하는 탓에 친구들과 함께 먹는 일이 어렵다”며 “만나더라도 주변에 취업한 사람들 얘기뿐이어서 대화가 겉도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젊은이들은 취업에 대한 부담감이 너무 커 24시간 경쟁하는 구조에 놓여 있어 혼자 있는 것을 휴식으로 여기고 있다”며 “1인 가구 증가로 가족의 개념조차 옅어지면서 개인주의 내지는 이기주의가 보편화 하는 사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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