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통토크]"여자가 축구하냐는 말, 이젠 쏙 들어갔죠"

용인시 주부 축구단 '줌마렐라' 인기
20대부터 60대 주부까지..암 후유증도 극복
  • 등록 2015-12-14 오전 7:00:00

    수정 2015-12-14 오전 7:00:00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2년 전 대장암 수술을 받은 이순애(57)씨는 용인시 ‘줌마렐라’(아줌마+신데렐라) 축구단의 최전방 공격수다. 주부 구선희(36)씨는 난치성 질환에 걸린 첫째 아들의 못다 이룬 꿈을 대신하기 위해 축구단에 가입했다.

줌마렐라 축구단에서 활약하는 용인시 주부들. 이들이 줌마렐라 축구단에 참여한 동기는 각자 다르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은 뜨겁다.

용인시에 따르면, 정찬민 용인시장 취임 이후 여성친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줌마렐라 축구단은 지난 4월 용인 31개 읍·면·동에서 모두 결성됐다. 작년에 이어 올해 2회째를 맞은 ‘용인시 줌마렐라 축구 페스티벌’에는 32개팀(시청팀 포함) 779명이나 참여했다.

현재 20대 여대생부터 손자를 둔 60대 주부까지 다양한 연령대 여성들이 선수로 뛰고 있다. 최고령은 최희숙(68·풍덕천1동)씨, 최연소는 신효정(22·이동면)씨다. 기흥동의 이용옥씨(54)와 딸 신은선씨(34), 상현1동의 한승미씨(45)와 딸 석지선씨(22)는 모녀가 선수로 함께 뛴다. 기흥동 줌마렐라 축구단의 양미화씨(45)는 선수, 남편 진의봉씨(39)는 코치다.

줌마렐라 축구단은 각종 만성 질환에 시달리는 주부들에게 ‘만병통치약’이다. 가사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우울증은 ‘뻥’하는 공차는 소리와 함께 날아가고 디이어트까지 돕는다.

재정부담도 적다. 용인시에서 운영하는 운동장을 제공하는 게 가장 큰 지원이다. 용인시에서 판을 깔아주자 시민들이 축구단을 운영하고 경기를 꾸린다. 다른 지자체에서 벤치마킹 문의가 들어오고 모 은행에서는 축구대회 후원을 자처하고 나섰다.

용인시 관계자는 “‘여자가 무슨 축구냐’는 말도 있었지만 주민화합, 소통강화 차원에서 도움이 되다 보니 그런 말이 쏙 들어갔다”고 말했다.

정찬민 시장은 “엄마가 건강해야 대한민국이 건강하다”며 “여성 축구문화가 대한민국 전역으로 확산돼, 여성의 사회참여가 활성화 되고 권익이 향상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2015 용인시 줌마렐라 축구 페스티벌’에 참여한 여성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사진=용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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