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이탈리아에 이어 재정위기의 격랑에 휩싸인 스페인이 20일(현지시간) 총선을 실시한다. 이번 총선은 당초 계획보다 4개월가량 앞당겨 치러진다.
19일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조기 총선에선 재정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집권 사회당의 참패가 전망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중도우파 성향의 야당인 국민당(PP)은 46%에 가까운 지지를 얻어 30% 초반에 그친 사회당을 크게 앞질렀다. 이를 토대로 했을 때 국민당은 총 350개의 의석 중 최대 198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과반을 훌쩍 넘는다. 반면 사회당은 최대 120석에 불과하다.
스페인 국민은 2008년 미국발(發) 재정위기 이후 자국 경제가 되살아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책임이 현 정권에 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시장 불안으로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국가 부도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스페인 국민이 정부로부터 등을 돌린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에 3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조기 총선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쓴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는 패배의 쓴맛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는 국민당의 마리아노 라호이 대표는 집권 후 연금과 건강보험, 교육 등을 제외한 거의 전 분야에서 긴축정책을 시행하겠다고 이미 공언한 상태다. 아울러 유럽 평균의 2배 수준인 자국 실업률도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스페인의 실업률은 21.5%로, 특히 청년 실업률은 무려 4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