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銅이야기]⑥구리, 경제 흐름을 알려주는 닥터 코퍼

2018년 경기 호조 조짐에 동 가격도 상승세
  • 등록 2017-12-24 오후 12:00:00

    수정 2017-12-26 오전 10:47:16

세계적인 구리와 금광 지역인 인도네시아 동쪽 파푸아 지방의 프리포트 맥모란 그래스버그(Freeport McMoRan‘s Grasberg)광산. (사진=AFP 포토)
금속(金屬)이란 ‘쇠의 무리’, 즉 쇠붙이 전체를 의미한다. 우리말에서 ‘쇠’란 본래 철만이 아닌 금속류 모두를 포함한다. 특히 모든 산업분야와 의료, 예술 부문까지 쓰이는 동(구리)은 생산 지역이 광범위하다. 동은 석유나 금보다 정치적·지정학적 영향을 적게 받아 경제 지표인 ‘닥터 코퍼(Dr. Copper)’로 쓰인다. 지난 두 달간 동에 얽힌 어원과 역사, 현황 등을 소개한 ‘동 이야기’ 편을 마무리한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동 가격은 경기 추이에 따라 움직인다. 경기가 좋아지면 동 가격도 오르고 경기가 나빠지면 동 가격은 주저앉는다. 최근 경기 부활 조짐이 보이면서 동 가격 상승세는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018년도 세계경제 성장률이 올해보다 0.3% 성장한 3.7%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최대 동 수요국인 중국의 경제는 지속적인 경기부양책의 영향으로 6.5%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전력발전 제13년 차 5개년 계획’에 힘입어 전기동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에는 중국의 주요경기지표가 양호해지면서 수요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가격상승으로 이어졌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국가에너지국, 중국의 발전설비 용량을 2016년 16억5000만 메가와트(㎿)에서 2020년까지 20억㎿로 증대할 계획이다. 또 전 세계 주요 동 광산이 노후화와 품위저하로 생산량이 계획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1조 달러 규모의 미국 공공인프라 개발계획도 2018년 초 구체적으로 나올 전망이다. 내년 전 세계 전기동 소비량(2428만톤)은 공급량(2418만톤)을 웃돌 것으로 예측된다.

이외에도 동 가격 상승 요인이 발생했다. 첫 번째 요인은 주요 동 광산의 생산 차질이었다. 동 광석 최대 생산 광산인 칠레 에스콘디다 광산이 2월부터 40여 일 동안 파업을 이어갔다. 에스콘디다는 전 세계 동 생산량의 5%를 차지한다. 세계 2위 동 광산인 인도네시아 그래스버그도 파업으로 지난 1분기 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감소했다. 칠레의 세계 최대 동 생산기업 코델코(CODELCO)는 기존 광산 노후화의 영향으로 같은 기간 구리광산 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감소했다.

두 번째 요인은 중국의 정책 변화와 관련된 풍문이었다. 세계 최대의 동 소비국이자 생산국인 중국이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동 스크랩(재활용) 수입을 금지할 거란 소문이 시장에 영향을 준 것이다. 중국이 스크랩으로 전기동을 만드는 비중은 전체 물량의 26%가량을 차지한다. 스크랩 물량만큼 전기동 공급량이 줄면 가격이 상승한다.

세 번째는 미국 달러화의 약세였다. 동 기축통화는 미국 달러화인데, 달러의 가치가 낮아지면 상대 통화들의 구매력이 높아져 동 수요량이 늘고 가격이 오른다. 현재 전기동 톤당 가격은 6539달러(12월8일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01달러) 상승했다.

중장기적 관점에선 4차 산업혁명이 동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공장은 모든 생산공정을 무인자동화하는데, 여기에 각종 센서와 카메라, 데이터 장비를 설치하며 동 사용량도 증가한다. 하지만 모든 설비가 무선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전선에 쓰이는 동이 줄어들게 된다. 전기차를 만들면 동 사용량이 증가한다. 현재 휘발유 엔진 중형차 한 대에는 동이 약 20㎏ 쓰인다. 그러나 전기차는 엔진 및 관련 부품 관련 동 사용량이 40㎏이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규모와 비례해 소비량도 늘게 되는 것이다.

업계는 이러한 변화를 예측하는 한편, 새로운 동 사용분야 확대 창출에도 힘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동의 항균성을 활용한 사업이 있다. 의료기기 및 공공 시설물에 항균동을 사용하면 수요처 확대는 물론 유해 세균 박멸을 통한 환경위선 개선 및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 동합금어망 보급 추진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동합금어망에는 어망 표면에 수중식물이 부착되지 않아 환경이 청결하다.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양식어류가 건강하게 자라 사료효율도 높다. 현재 외해 양식에 성공한 데 이어, 연근해 양식으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동수 LS-Nikko(니꼬)동제련 영업부문장(상무)은 “동 시장이 인도와 동남아시아 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전기차 수요의 증대 등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구리 자원의 유한하기 때문에 재활용(recycling)을 통한 원료공급 확대와 새로운 수요 창출, 원가절감, 품질 제고가 세계 동산업계 공통의 과제”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