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와 함께 진화해온 결핵]코로나19로 더번져가는 결핵

청소년 및 성인용 결핵백신 없어 코로나로 문제악화
세계적으로 1일 결핵환자 2.7만, 사망자 4천명 육박
  • 등록 2020-08-01 오전 9:05:13

    수정 2020-08-01 오전 9:05:13

[이데일리 류성 기자] 나라 안팎으로 결핵의 심각성과 관심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보다 위생 상태와 영양 공급이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전염병인 결핵은 조금만 관리가 부실해도 다시 확산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UN이 벌이고 있는 결핵퇴치 캠페인 로고들


결핵은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우리 곁을 맴돌고 있다. 결핵 질환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않으면 언제든 심각하게 개개인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실제 세계적으로 매일 신규 결핵발생자수는 약 2만7000여명, 사망자수는 약 4000명에 육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국제사회는 결핵이 ‘사망률이 높고 위험한 감염성 질환’ 이라는 것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결핵의 발병률 및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결핵퇴치를 위한 범정부 ‘결핵 예방관리 강화대책’이 추진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결핵 퇴치에 앞장서고 있다. UN에서는 ‘STOP-TB Partnership’ 캠페인 사업을 통해 결핵을 퇴치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상황이다. 이 캠페인에는 세계 27개국이 참여하고 현재 약 1400여개 이상의 개인 및 단체가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국제사회의 다양한 결핵퇴치 전략에도 불구하고 결핵의 발생률과 사망률이 현저히 떨어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결핵에 대응하는 방식에 한계가 있어서다. 백신의 경우 BCG 백신이외의 성인 대상 백신이 부재하다 보니 예방적 접근보다는 사후관리차원으로 결핵환자를 찾아내고 치료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한번 결핵이 발병하면 결핵의 완치는 상당히 어렵다. 그 치료과정에 약물에 대한 환자의 순응도가 떨어져 다제내성 결핵과 슈퍼결핵으로 발전되어 국제사회에서도 큰 사회적 문제가 야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UNICEF(WHO)의 인도적 차원 저개발국가 백신공급지역
국제기구의 인도적 차원의 의약품 공급 현황을 보면 대부분 저개발국가에 대해 중점적으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개발국가의 환경적인 특성상 전염성에 취약한 질병들인 결핵, HIV 및 말라리아 등의 감염성 질환들이 만연하기 때문에 백신공급이 상당히 중요하며, 이들 감염성질병을 통제하는 것이 바로 국가의 운명이 달린 문제라고 보고 있다.

국제사회의 인도적 차원으로 인증된 의약품을 공급하기 위해서 WHO는 PQ(Pre-Qualification)라는 의약품 사전검증 프로그램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WHO PQ란 여러 국가에 의약품 등을 공급하기 전에 사전에 안전성과 유효성 등을 평가하는 제도이다.

참고로 전 세계적으로 결핵과 관련되어 PQ를 통해 공급되는 백신은 BCG 백신이 현재 유일하다. 전 세계 공급량은 연간 약 1억5500만 도즈로 그 요구수량은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는 추세이다.

물론 BCG 백신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조달자체도 해당 국가의 결핵 발생률을 크게 낮추는 효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접종 후 약 10년이 지나는 청소년기 이후 연령대에서 결핵균에 노출될 경우 결핵 발병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청소년 및 성인용 결핵백신이 아직 세계적으로 부재한 상황이다. 이미 국제사회에서도 이 새로운 결핵 백신 개발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엄중히 인지하고 있고, 인류의 건강증진을 위해 개발에 큰 기대와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런던 위생 및 열대 의과 대학(LSHTM)과 랭커스터 대학이 예측한 코로나 시대 추가 결핵 사망자규모(좌측)와 코로나와 결핵의 치사율(%) 비교표(우측)
런던 위생 및 열대 의과 대학(LSHTM)과 랭커스터 대학의 연구원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중국, 인도, 남아프리카에서의 결핵 사망자를 추정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11만 명 이상의 추가 결핵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의 영향이 최악인 경우, 최대 20만 명의 추가 결핵사망자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럽호흡기학저널(European Respiratory Journal)이 발표한 새로운 추정치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유행병은 보건 서비스 장애, 진단 및 치료 지연 등으로 인해 결핵(TB)의 전 세계적인 부담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한다. 전세계적으로 매일 4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결핵으로 사망하는데 코로나19 이후 보건서비스가 경색된 국가에서는 결핵환자와 사망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기간과 그 이후에도 세계적으로 결핵 관련 보건 서비스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고 더욱이 약물 저항성 결핵환자와 같은 경우 긴 치료가 필요한 경우 더 집중적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추가적으로, 국내외 통계자료를 통해 결핵과 코로나의 치사율을 비교해 살펴보면, 국내의 경우 코로나19 치사율(2.1%)에 비해 결핵의 치사율 (5.9%)이 3배가 높다. 국외의 경우도 코로나19의 치사율 (4.3%)보다 결핵의 치사율 (12.4%)이 3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핵이 세계적으로 코로나만큼, 아니 그 이상의 위협적인 질병이 아니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코로나19 라는 발등의 불이 최우선 해결과제라고 생각될 수 있겠으나, 여전히 곁에서 세계 보건을 위협하고 있는 결핵에 대해 국제사회의 관심과 체계적 의료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 생각한다.

[도움말 주신분 : 최유화 (주)큐라티스 사업/개발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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