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용익의 록코노믹스]록 뮤지션들이 '투잡'을 뛰는 이유

  • 등록 2018-06-16 오전 8:07:06

    수정 2018-06-16 오전 8:07:06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돈을 벌기 위해 음악을 하는 뮤지션은 많지 않다. 좋아하는 음악을 열심히 하다보니 돈이 따라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록은 돈과는 거리가 먼 음악이다. 록 뮤지션들의 수입은 고정적이지 못하다. 아무리 유명한 뮤지션이라고 하더라도 돈을 많이 버는 해가 있는 반면, 한 푼도 손에 쥐지 못하는 기간도 있다. 그래서 많은 뮤지션들은 음악 이외에 다른 직업을 갖고 있다.

메탈리카, 메가데스, 슬레이어, 앤스랙스에 이어 스래쉬메탈 ‘빅5’로 꼽히는 테스터먼트의 보컬리스트 척 빌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밴드 활동을 쉬는 동안에는 트럭 회사에서 일했다. 친구가 경영하는 회사에서 트럭 운전사들을 대상으로 안전 교육을 하는 일을 담당했다. 이 일을 1990년대 중반부터 17년 간 했다고 하니 그는 음악 인생의 절반 이상 ‘투잡’을 갖고 있었던 셈이다.

199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여성 데스메탈 밴드 키티의 드러머 메르세데스 랜더는 부동산 중개업자이기도 하다. 키티에서 함께 활동했던 그녀의 언니 모건 랜더는 동생이 다른 직업을 갖게 된 이유에 대해 “밴드를 풀타임으로 하기에는 돈이 너무 많이 들었다”며 “우리 음악에 대한 충분한 수요도 없었고 돈도 없었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 랜더는 키티가 사실상 해체된 이후 2016년 화이트 스완을 결성해 음악 활동도 계속 하고 있다.

앤스랙스 시절의 댄 스피츠 (사진=공식 홈페이지)
제2의 인생을 위해 아예 음악을 그만두고 다른 직업을 찾는 뮤지션들도 있다.

스래쉬메탈 밴드 앤스랙스에서 기타를 연주했던 댄 스피츠는 현재 손목시계 제작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1995년 밴드를 탈퇴한 후 스위스 시계학교 WOSTEP에서 학위를 받았다. 스피츠는 앤스랙스 탈퇴 이유에 대해 “나는 밴드에서 가장 먼저 아이들을 갖게 됐고, 투어 도중 그들이 그리웠다”고 설명했다. 가족이 음악보다 소중했다는 얘기다. 그는 지금도 종종 음악 활동을 하지만, 직업은 엄연히 손목시계 제작자다.

블랙메탈 밴드 베헤모스의 보컬리스트인 네르갈은 2014년 “베헤모스를 서서히 그만두겠다”고 선언하더니, 돌연 폴란드 바르샤바에 ‘바버리안 아카데미 & 바버 숍’이라는 이발소를 차렸다. 이곳에서 네르갈은 직접 이발을 해주고 손톱에 매니큐어를 발라주기도 한다. 그는 헤비메탈 전문지 리볼버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스웨덴 멜로딕데스메탈 밴드 헌티드의 기타리스트 패트릭 젠슨과 베이시스트 요나스 비욜러는 각각 정보기술(IT) 컨설턴트와 회계사로도 일하고 있다. 젠슨은 “2집 앨범을 발표한 뒤 우리는 직업 뮤지션이 됐지만, 금전 사정이 안 좋아졌다”며 “그래서 대학에 가서 공부를 했다”고 설명했다.

1990년대 브릿팝 전성기를 이끈 블러의 드러머 데이브 로운트리는 음악이 제2의 직업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는 2012년부터 영국의 유명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일하는 시간으로 따지면 로펌이 밴드보다 훨씬 길다. ‘나노메이션’이라는 애니메이션 회사를 세우기도 했고, 영국 노동당 웨스트엔드 지부 의장으로 활동한 이색 이력도 있다.

돈벌이 때문이 아니라 취미삼아 제2의 직업을 갖는 뮤지션들도 있다.

비틀스의 조지 해리슨은 1979년 영화사 ‘핸드메이드 필름’을 설립했다. 이곳에서 제작한 ‘위드네일과 나’(1987)는 영화사의 걸작으로 꼽힌다.

롤링스톤스의 믹 재거는 영화 프로듀서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1970년대부터 영화 출연 경력을 쌓기도 했던 그는 1995년 ‘재그드 필름’을 설립했다. 그가 프로듀스한 첫 영화는 케이트 윈슬렛 주연의 ‘이니그마’(200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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