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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소공점과 잠실점 △SK네트웍스의 광장동 워커힐 면세 사업권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롯데, SK네트웍스(001740), 신세계(004170), 두산(000150)은 모두 그 나름대로 절박한 사정을 가지고 입찰전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해 뛰고 있다.
‘잃을 게 너무 많다’..지키는 롯데·SK의 고민
3곳의 전투지 중 2곳(소공점, 잠실점)의 사업권을 지켜내야 하는 롯데의 사정이 가장 다급하다.
롯데는 경영권 분쟁 후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롯데가 가지고 있는 지분을 줄이는 등 지배구조 개선에 시동을 걸었는데 면세점 사업권 수성이 중요 변수로 부상했다.
호텔롯데의 매출 80% 정도가 면세 사업에서 나오고 있어 만약 면세 사업권을 뺏길 경우 상장에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최근 법적 소송 제기 등 반격 움직임을 본격화해 면세 사업권 수성 의미는 더 중요해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면세 사업권을 하나라도 뺏기면 기업 가치 평가가 달라지기 때문에 당초 계획대로 상장을 추진할 수 없다”며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라도 이번 면세사업권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워커힐 면세점이 서울 외곽에 위치해 도심 등 중심지에 있는 면세점보다 매출이 적게 나오는 것도 고민이다. SK네트웍스는 혹시 입지 약점으로 면세 사업권을 지킬 수 없을 가능성에 대비해 동대문에 신규 면세점을 내겠다고 사업권을 추가 신청한 상태다. 수성과 공격을 병행하는 전략인데, 둘 중 하나는 성공해야 SK의 면세사업 명맥은 유지될 수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기존 사업권을 지키지 못하면 면세업계에서 발을 떼야 해 이번 입찰전의 의미가 크다”며 “기존 사업권을 지킬뿐 아니라 신규 사업권도 따내 면세 사업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못 뺏어도 고민’..도전자 신세계·두산
공격자의 심정이라고 편하지는 않다. 서울 입성을 지상 최대 과제로 삼고 있는 신세계는 지난여름 신규 면세 사업자 입찰에서 떨어진 후 절치부심 끝에 이번 2차 입찰 대전에 참여했다.
정부가 신규 면세 사업자 추가 선정을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사항은 아니라, 이번 입찰전에서도 실패할 경우 다음 입찰전이 열리는 2017년 12월(롯데 코엑스점 특허만료일)까지 최소 2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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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업계에 진출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두산의 속내도 복잡하다. 두산은 중공업 전문 기업이지만 최근 실적이 좋지 않아 대규모 구조조정을 시행하고 새 먹거리를 찾는 등 사업구조 개편을 시도하고 있다.
두산이 선택한 신성장 동력은 면세사업이다.
동대문에 두산타워 빌딩을 가지고 있는 두산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동대문을 많이 찾는 현실을 감안해 중공업과 전혀 다른 분야인 면세사업을 새 먹거리로 선택했다. 따라서 두산이 이번 입찰전에서 실패할 경우 두산이 추진하는 사업구조 개편은 날개도 펴지 못하고 꺾일 수 있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은 100년이 넘는 동안 주류, 의류 등 다양한 사업을 경험해 유통 DNA를 보유하고 있다”며 “두산뿐 아니라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면세점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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