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정병묵 김유성 기자] 지난 21일(현지시간) MWC가 열리고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에선 다가올 미래가 미리 펼쳐졌다.이날 참석한 5000여명의 청중들은 삼성전자의 헤드셋인 ‘기어 VR(가상현실)에 의지한채 다가올 IT세상의 황홀경에 빠졌다. 영상 촬영자 시각에서 만들어진 생생한 영상을 만끽하 고개만 돌리면 뒷면의 광경도 볼 수 있는 기능도 즐겼다. 이제까지 TV나 스마트폰은 기기서 펼쳐지는 화면만 볼 수 있었는 데 360도 시청은 기존 IT발전 단계를 한 차원 뛰어넘는 역사적 이벤트였다.
21일 부터시작된 MWC가 25일 막을 내리지만 혁신서 더나가 ‘기존 단계를 뛰어넘어야 살아남 수 있다(Beyond)’란 명제를 깊게 남겼다. 비욘드 정신은 단순한 도전에 그치않고 파괴적 창조, 새로운 영역을 발생시킨다는 의미에 가깝다. 단순하게 제품의 개선이나 부분적인 혁신으론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에는 양이 차지않고 새로운 소비 창출로도 이어지지않는다. 스마트폰 시장이 이제 정체상태에 빠져들고 스마트폰 이후의 새로운 IT세상이 갈구되는 시점에서 비욘드 정신은 하나의 생존 대안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제로섬 경쟁서 자꾸 입지가 약해지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못하고 있는 한국 산업에 있어 기존 단계를 뛰어넘는 획기적인 제품의 개발은 절대절명의 과제다.
| 삼성 기어VR 시어터 4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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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번 MWC서 가장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던 것은 스마트폰도 스마트카도 아닌 VR이었다. 물론 스마트폰과 연동돼 구동되지만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의 총아로 VR이 최우선적으로 꼽혔다. VR의 창조성은 이제까지 보지못했던 숨겨진 시각을 확보했던 것. 앞으로의 혁신도 기존에 생각지 못했던 것, 생각이 미치지 못한 부분, 미지의 가능성에 더 집중해야한다는 점을 시사하고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도 “조만간 모든 이가 자기들의 활동상을 VR로 생중계를 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VR이 IT 기업의 미래 성장동력임이 증명됐다.
이상철 LG유플러스 고문은 “VR에서 중요한 것은 360도 카메라 등으로 찍은 영상 콘텐츠를 확보하는 일”이라면서 “VR기기보다는 콘텐츠 제작 기기나 소프트웨어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MWC서 혁신제품으로 새롭게 주목받은 것은 VR뿐만아니라 LG전자의 스마트폰 V5도 있었다. 최근 스마트폰 디자인에 경이적인 변화가 없었는데 처음으로 탈착식 모듈을 적용해 기존 스마트폰 인식을 바꿔놨다. 외신들은 ‘진정한 혁신’ ‘패러다임의 전환’ ‘MWC 2016 최고의 얘깃거리’ ‘영리한 아이디어’ 등의 호평을 쏟아냈다. 기존을 뒤엎는 비욘드의 한 사례라 할 수 있다.
통신 쪽에서 단계를 뛰어넘는 기술이 쏟아졌다. 5G만 해도 현재의 LTE(LTE-A)보다 80배 이상 빠른 25Gbps 속도까지 내는 기술을 에릭슨이 시연했고 SK텔레콤과 KT도 앞선 속도를 뽐냈다.
| 23일(현지시간) ‘MWC 2016’ 부대 행사로 열린 ‘GSMA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 시상식에서 ‘네트워크 성능 감시 솔루션’으로 기반기술부문 최고상을 수상한 SK텔레콤 심상수 Network Biz 지원그룹장(사진 왼쪽에서 두번째)과 패트릭 오스티가이 악세디언 CEO(Patrick Ostiguy, 사진 가운데)가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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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들이 현재를 뛰어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려면 신산업 분야에 대한 글로벌 생태계 구축에서 승리해야 한다. 삼성이 페이스북 자회사 오큘러스와 ‘기어 VR’을 개발하고, SK텔레콤이 페이스북의 색다른 5G 네트워크 실험에 동참한 것도 같은 이유다. 음성과 데이터, 통신(네트워크)과 인터넷(플랫폼)간 경계가 없어지고 기존 규범과 법칙들이 허물어지는 현 상황에서 누가 먼저 기존 판을 뒤집는 신기술. 제품을 내놓는 지가 미래 선점의 관건인 것을 이번 MWC는 극명하게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