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그린스펀의 통화정책은 한 스웨덴학자의 아이디어

  • 등록 2000-10-04 오전 10:46:12

    수정 2000-10-04 오전 10:46:12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4일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통화신용정책이 한 스웨덴 학자의 사고를 이어 받았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그 내용이다. 많은 근대 경제학 이론들이 금리와 경제성장, 인플레이션의 관계를 적절히 설명하는데 실패할 때, 일부 경제학자들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스웨덴 태생의 Knut Wicksell의 "자연 금리(natural interest rates)"를 천착하고는 했다. 앨런 그린스펀은 아직껏 Wicksell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CSFB의 수석 미국경제학자인 나일 소스는 "언급된 적은 없지만 Wicksell이 그린스펀에게 많은 영감을 준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소스는 "Wicksell의 1906년 저작이 경제 지표들이 실세금리(real interest rates)의 하락을 강변하고 있음에도 연방은행이 왜 그렇게 높은 실세금리 인상을 허용했는지에 대한 설명을 해줄 수 있다"고 말한다. 연방은행이 3일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하지 않았지만 일부 실세(또는 인플레 조정한) 단기 금리는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 벤치마크로 사용되는 연방기금 금리를 보자. 연방기금 금리는 6.5%로, 인플레를 감안하면 4.83%가 된다. 11년간 최고치다. 이것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과 경제학자들은 연방은행이 너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것 아니냐고 생각하고 있다. 경제세계에 대한 전통적 관점은 저금리는 좋은 것이고 고금리는 나쁜 것이다. 베어스턴스의 선임 경제학자인 존 라이딩은 "그러나 Wicksell의 견해는 연방은행은 중립적 금리(neutral rates)를 추구해야만 하며 그러한 금리는 높건 낮던 간에 성장에 좋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Wicksell의 아이디어는 금리의 최적 수준(optimum level)을 결정하는데 있어 새로운 지침을 제공해준다. 최적 수준이란 경제성장과 고용 성장을 유지하기에 충분한 저금리와 인플레를 통제하기에 충분한 고금리를 말한다. 최소한의 실업률이나 최대한의 성장률과 같은 적정 금리(right level) 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전통적 방법은 종종 초점에서 벗어났다. 경제학자들은 한 때 5% 이하의 실업률이 인플레를 유발한다고 생각했다. 현재의 4.1%의 실업률이 그러한 사고가 틀렸음을 입증해줄 것이다. 그동안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5년간 4% 이상씩 성장해왔는데, 이는 지난 30년간 평균을 1%포인트 이상 웃도는 것이다. 인플레 상승률은 미미했다. 금리의 최적 수준이 실업률이나 GDP와 상관이 없다면? 그럼 무엇이 상관이 있는가. Wicksell에 따르면 금리의 최적수준은 대체로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수익률(return)과 비슷하다. 그는 이러한 금리를 자연 금리라고 불렀다. 자연금리와 시장금리(market rate:은행이 대출 고객으로부터 받는 이자)의 불균형이 인플레나 디플레를 유발한다고 그는 썼다. 예를 들면 시장금리가 자연금리를 밑돌게 되면 돈(money) 값이 싸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대출을 받고 저축은 하지 않게 된다. 상품 구매가 늘어 가격이 인상된다. 만약 시장금리가 자연금리보다 높으면 돈이 비싸지기 때문에 대출은 감소하게 될 것이고 가격도 떨어지게 된다. 고성장은 높은 실세금리를 수반하게 된다고 Wicksell은 주장했다. 이러한 환경하에서 돈은 점점 더 희귀해지고 비싸지게 된다. 단순한 것 같지만 매우 그럴듯하다. Wicksell 아이디어의 중요성은 금리를 돈의 가격(price for money)으로 개념화한데 있다. 최근 몇개월간 많은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이 Wicksell의 아이디어를 빌려서 금리인상 정책을 설명해왔다. Wicksell의 가장 중요한 저작의 개념은 앨런 그린스펀의 "균형 금리(equilibrium interest rates)"에 대한 언급으로 되살아났다. 그린스펀은 고성장을 반영하기 위해 균형금리가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Wicksell은 교역이 활발히 이뤄지고 이익률이 높은 호경기 때에는 돈에 대한 금리가 이를 따라야 한다고 썼다. 뉴욕 경제클럽에서 그린스펀은 "실세금리의 인상은 기술의 획기적 발전에 따른 투자 자본의 수요 압력의 자연적인 결과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확실히 자연금리는 실업률이나 성장률 타깃처럼 일시적 유행이 될 수도 있다. MIT의 폴 사무엘슨은 "Wicksell의 아이디어는 실업률이나 성장률의 목표를 정하는 것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말한다. 그는 이 세가지 지표의 적정 수준이라는 것은 데이터가 나와야만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Wicksell은 산아제한, 안락사, 매매춘, 결혼 등에 대해 자유로운 사고를 펼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10년 스웨덴에서 언론 자유에 대한 검거열풍이 거세지자 "왕관, 강단, 칼, 그리고 돈다발"이라는 강연으로 수감되기도 했다. 그는 강연에서 무오류 개념에 대해 조롱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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