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장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패스트 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관련 수사를 두고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한 말이다. 올해 2월 한 언론사의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에는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검찰총장을 후보군에 넣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대선 출마 등 정치에 뜻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런 윤 총장이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0%대 초중반을 기록하며 범야권 선두를 달리고 있다. 범야권 2위 주자인 5선 중진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도 배 이상의 격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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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연속 두 자릿수의 지지도로 1위를 차지하면서 전날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한 발언도 정치권에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평소 자신을 `헌법주의자`라고 강조하며 취임 이후 자유민주주의의 중요성과 헌법 정신을 자주 언급해 왔던 것과는 결이 달랐다. 윤 총장은 “자유민주주의와 공정한 경쟁, 사회적 약자 보호라는 헌법 정신을 가슴 깊이 새겨 달라”고 당부한 뒤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분히 사전에 준비된 발언이란 해석이 나왔다.
`독재``전체주의` 등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문재인 정부와 여권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이 나온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결단이 선 듯”이라며 “이 한 마디 안에 민주당 집권 사회 상황이 그대로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때리면 때릴 수록` 존재감만 키워준다는 판단에 언급 자제령을 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달리 일부 의원들은 날선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25.6%의 선호도로 부동의 1위를 유지했지만, 지난 4월(40.2%)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이재명 경기지사는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19.6%로 연이어 최고치를 경신, 20%대에 근접했다. 이 전 총리와의 격차는 6.0%포인트로 좁혀졌다.
최근 `소설을 쓰시네` 등의 발언으로 통합당 측의 거센 반발을 부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1%로 새로이 후보군에 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