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이 큰일했네…전통시장 매출 20배 늘린 비결은?

기름집 상인들 모여 만든 ‘모란전통기름협동조합’
소진공 협업활성화사업으로 설비·마케팅 도움받아
온라인 판매 확대…매출 1년 만에 2600만원→5억원
  • 등록 2023-12-01 오전 6:45:00

    수정 2023-12-01 오전 9:52:32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경기 성남시 모란역 뒷골목엔 매일 참기름과 들기름을 짜내는 고소한 냄새가 진동한다. 골목길을 따라 기름집 40개가 모여 있는 ‘모란전통기름시장’이다. 20~30년전 보다 골목길은 한산해졌지만 오히려 온라인 매출이 늘어 상인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핀다.

모란시장 백년기름특화거리.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가업을 물려받아 기름집을 하는 2대, 3대가 늘어나면서다. 젊은 대표들은 기존 노년층 중심의 대면 거래에서 벗어나 온라인 플랫폼에 진출하고자 의기투합했다. 시장 내 백년가게로 지정된 7개 업체가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된 배경이다.

시작은 쉽지 않았다. 조합 운영에 필요한 출자금이 적지 않은 데다 업체 간 이견이 발생하면서다. 식품안전관리 인증기준(HACCP) 공장 구축에 필요한 억대의 비용을 모으는 과정에서 의견 충돌을 빚기도 했다.

조광용 모란전통기름협동조합 이사장은 “수십 년간 각자의 노하우로 영업한 역사가 있다 보니 의견을 하나로 모아 운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당장 내 가게 일에 치여 조합에 소홀해지는 일도 많았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함께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 하나로 갈등이 생기면 수시로 회의를 열어 의견을 교환했다. 코로나19 이후인 2020년부터는 온라인 판매를 본격화했다. 때마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소상공인 협업활성화사업’을 만나면서 온라인 판매에 물꼬를 트게 됐다.

소진공은 소상공인이 협동조합을 구성해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고 영업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협업 활성화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협동조합기본법 또는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의거해 설립된 협동조합 및 연합회를 대상으로 품목당 500만원 이상의 장비를 지원하는 ‘공동장비’와 개발·브랜드·마케팅·네트워크·규모화사업·프랜차이즈 시스템 등을 지원하는 ‘공동일반’으로 나뉜다.

모란전통기름협동조합은 2020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사업에 참여하면서 공동장비 구매, 납품처 확보 등의 도움을 받았다. 가장 먼저 시작한 건 자체 브랜드 ‘모란향가’ 개발 및 제품을 생산할 공장 구축이었다. 소진공 지원으로 공동장비인 착유기, 볶음기, 고춧가루 기계를 구매하고 제조업 허가를 취득해 지난해 초부터 제품을 생산·판매하기 시작했다.

공동장비 마련으로 생산에 속도가 붙자 매출도 급증했다. 2021년 매출은 2600만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엔 5억원으로 1년 만에 20배 가까이 늘었다. 조합의 염원이었던 해썹 인증도 획득했다.

올해는 소진공의 마케팅 지원으로 그간 부족했던 홍보 마케팅에 박차를 가했다. G페어 코리아, 킨텍스 ‘메가쇼’, 렛츠런 ‘셩사났네’, 송도전시회 ‘전통시장’에 참여해 O2O(온·오프라인 연계) 마케팅을 시행했고 홍보 리플릿도 새로 만들었다. 올해 납품처 확대에도 성공했다. MDM 그룹과 신성통상, 루이비스컨벤션 웨딩홀 등 3곳과 온라인 쇼핑몰 등 새로운 거래처를 확보했다.

조 이사장은 “기존 단골뿐 아니라 명절에 행사제품을 구매하는 단체와 기업체 고객, 대량소비처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조합의 성과이기도 하지만 소진공 지원이 없었다면 이만큼 성장하지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건만 된다면 계속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싶다”며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성공적인 협동조합 표본이 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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