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갱탈출 E렇게]코로나 피해 떠났는데…캠핑용품에 유해물질이?

캠핑의자·매트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등 '발암물질'
허용치의 최대 298배 수준 검출, 안전 기준도 없어
  • 등록 2020-08-16 오전 11:42:28

    수정 2020-08-16 오전 11:42:28

한국소비자원은 어린이용 제품 중 2개에서 안전기준을 최대 127배 초과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피해 휴가철 캠핑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만큼 캠핑 의자, 매트 등 캠핑 용품 판매도 함께 늘고 있다. 그러나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일부 캠핑 용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돼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캠핑의자 및 피크닉매트 29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 및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기준치 이상의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조사 대상은 캠핑의자 19개(어린이용 9개, 성인용 10개)와 피크닉매트 10개다.

먼저 어린이용 캠핑의자와 같이 개별 안전기준이 없는 어린이제품은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 및 ‘어린이제품 공통안전기준’에 따라 유해물질 안전요건을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어린이용 캠핑의자에 대한 유해물질 시험 결과, 조사대상 9개 중 2개(22.2%) 제품의 시트원단 코팅면에서 안전기준(0.1% 이하)을 최대 127배(최소 4.921% ~ 최대 12.71%) 초과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되어 기준에 부적합했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생식과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간 독성을 야기할 수 있으며 국제암연구소가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유해물질이 검출된 2개 제품 ‘인디오 베이비 암체어’, ‘비치체어 파라솔 세트’를 수입 판매한 ㈜노마드, 지올인터네셔널은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지하고 소비자 요청 시 교환·환불하기로 결정했다.

성인용 캠핑의자 및 피크닉매트 10개 제품에서도 유해물질 검출됐다. 돗자리 및 매트는 안전기준이 아직 시행되기 전인데다가 성인용 캠핑의자는 기준 자체가 없어 리콜도 불가하다.

‘합성수지제품 안전기준’을 준용해 유해물질을 시험한 결과, 조사대상 성인용 캠핑의자 10개 중 6개(60%) 제품과 피크닉매트 10개 중 4개(40%)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최소 0.172%에서 최대 29.8% 수준으로 검출됐다. 이는 준용한 기준의 허용치(0.1% 이하)보다 최대 298배 높은 수준이다.

또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된 제품 중 3개(성인용 캠핑의자 2개, 피크닉매트 1개) 제품은 납이, 피크닉매트 1개 제품은 납과 카드뮴이 모두 준용한 기준의 허용치보다 높은 수준으로 중복 검출됐다.

납은 어린이 지능 발달 저하, 식욕 부진, 빈혈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발암 등급 2B군으로 분류돼 있다. 카드뮴은 신장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발암물질이다. 가족 단위로 이루어지는 캠핑이나 피크닉의 특성 상 캠핑의자 및 피크닉매트는 피부가 접촉될 수 있는 부위에 유해물질이 함유되어 있을 경우 성인뿐만 아니라 어린이도 노출될 우려가 매우 높다.

합성수지제 피크닉매트는 오는 10월 시행 예정인 ‘합성수지제품 안전기준’의 적용대상이지만 성인용 캠핑의자 등의 용품은 관리 기준이 없어 별도의 안전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용 캠핑의자 대부분 표시사항이 미흡해 개선이 필요했다.

개별 안전기준이 없는 어린이제품은 ‘어린이제품 공통안전기준’에 따라 제품 또는 최소단위 포장에 제조, 수입자명·주소·전화번호·제조년월·제조국·사용연령 등 일반 표시사항과 안전기준에 적합함을 확인해주는 KC마크를 표시해야 한다.

그러나 조사대상 어린이용 캠핑의자 9개 중 6개(66.7%) 제품이 일반 표시사항을 일부 누락했고, 이 중 4개 제품은 KC마크를 누락해 개선이 필요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가기술표준원에 ‘성인용 캠핑의자 등에 대한 안전기준 마련’, ‘어린이용 캠핑의자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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