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강만수팀 우왕좌왕…매일 텍사스성 안타 허용" 쓴소리

  • 등록 2008-10-12 오후 4:17:22

    수정 2008-10-12 오후 4:17:22

[조선일보 제공] 한나라당 내 ‘미스터 쓴소리’로 통하는 이한구 국회 예결위원장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정부 대응방식에 또 다시 쓴소리를 했다.

이 위원장은 12일 중앙SUNDAY와 인터뷰에서 “지금처럼 하면 우왕좌왕하다 시간만 가버린다”며 “현 경제팀은 위기대응에 대한 기본 스탠스 자체가 없는 상황이다. 그냥 하루하루 대응하기 바쁘다”고 비판했다.

그는 “경제를 관리할 때는 무엇보다 방향성이 정확해야 한다”며 “우리 재정은 튼튼히 가져간다는 확신을 보여줘야 외국에서도 돈을 빌려주고 외자유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 현 경제팀이 국민에게 신뢰를 못준다’는 지적에 “억울할 수도 있다. 워낙 국제 금융시장이 급변하고 있어 일사불란하게 대처하기가 쉽지 않은 건 틀림없다”며 “그러나 국민들은 뭔가 피부에 와닿는 대책을 기대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신도시니, 신성장동력이니, 100대 과제니 이런 얘기를 하고 있고. 환율을 잡겠다고 선포한 다음 날 환율은 거꾸로 움직이고. 이러니까 시장 참가자들이 우리 정부를 불안하게 보게 되고 신뢰만 잃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경제팀 교체에 대해서는 “여당 의원이라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내보이면서도 “팀워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건 문제”라며 “같은 사태를 보면서 엇박자 내는 얘기들도 많이 나오고, 뭐가 터졌을 때 조치를 취하는 속도나 방향성이 서로 안 맞을 때도 적잖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야구로 치면 텍사스성 안타를 줄줄이 허용하고 있는 셈”이라고 비유했다.

경제부총리제 도입 논란에 대해서는 “필요하다. 지금처럼 국제정세가 혼돈스러울 때는 조직으로 움직여야지 한두 명 실세로는 힘들다”며 “경제부총리제로 가서 팀워크를 이뤄 공동운명체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실패하면 몽땅 다 날려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현재 금융위기에 대해 “10년 전 외환위기 때는 변두리에서 불이 난 거라서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정부라는 본점에서 지원이 가능했는데 이번에는 본점에서 불이 나버린 상황”이라며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일종의 공포감이 전 세계에 퍼져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내수 진작 주장에 대해서는 “주식·펀드·외환·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줄줄이 마이너스가 돼버렸기 때문에 앞으로는 고소득층조차 소비를 안 하려 할 것이다. 벌써부터 명품점과 고급 음식점이 어려워지고 있지 않나”며 “투자는 또 어떤가. 이 판에 민간기업들이 과연 투자를 하겠나. 정부라도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텐데 국가부채가 엄청나 돈을 더 쓰면 너무 위험해진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겉으로는 국가부채가 311조원 정도라는데 국제기준으로 따지면 공식수치보다 몇 배는 더 많다”고 하면서도 “이 판에 그런 얘기하면 괜히 시끄러울 테니 구체적인 액수는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며 더 이상의 말을 아꼈다.

그는 “예전에는 IMF와 미국 정부가 있었지만 지금은 믿을 곳이 아무 데도 없다. 무슨 일이 터지면 우리 경제를 지킬 수 있는 곳이 우리나라 재정밖에 없다는 얘기다. 재정이란 큰집이 무너지면 끝장”이라며 “정부는 어려우니까 자꾸 풀자고만 하는데, 재정적자를 늘려 경기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건 굉장히 잘못된 접근”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감세정책에 대해 “상속세나 종부세를 깎아주는 건 후순위로 미뤄야 한다. 감세에도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며 “다만 R&D(연구개발), 중소기업, 생필품 부가세 등 체력보강용 감세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에 대해서도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을 많이 투입하겠다는 얘긴데, 수요도 없이 공급만 늘리면 그렇잖아도 미분양 주택이 쌓여있는데 뒷감당을 어떻게 할 건가. 미스매치도 한참 미스매치”라며 “오히려 지금은 취득·등록세와 양도세 인하 등 부동산 거래 정상화 조치를 시급히 취해 유동성 측면에서 꽉 막혀 있는 구멍을 뚫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 “성장률은 내년이 가장 나쁠 것이다. 하지만 고용상황이나 투자심리가 회복되려면 2~3년은 걸릴 것이다”라며 “정부는 성장 유혹은 잠시 떨쳐버리고 집안 단속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방향감각 없이 배가 크게 흔들리는데 안방을 차고앉는 게 뭐가 중요하냐”며 “쓰나미가 닥칠 때는 대들보 기둥을 단단히 붙잡고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있어 대들보는 재정과 금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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