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2분기 매출 팬데믹 이후 첫 감소…고물가 장기화 직격탄

영업익 6% 감소…순익도 12% 급감
시장 전망지 하회
미국·캐나다·독일 등 주요 국가 매출 감소 두드러져
저소득층 겨냥 5달러짜리 메뉴 행사 연장할 듯
  • 등록 2024-07-30 오전 7:54:53

    수정 2024-07-30 오전 7:54:53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패스드푸드 체인 맥도날드가 2분기 판매량이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사진=AFP)
맥도날드는 29일(현지시간) 올해 2분기 글로벌 동일매장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감소한 64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맥도날드 매출이 줄어든 것은 지난 2020년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 줄어든 29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12% 감소한 20억2200만달러로 집계됐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97달러로 나타났다.

맥도날드의 2분기 실적은 전문가 예상치도 밑도는 수준이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LSEG는 맥도날드의 2분기 매출을 66억1000만달러, 조정 EPS를 3.07달러로 전망했다.

세계 모든 시장에서 성장세가 둔화된 게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이다. 특히 미국, 호주, 캐나다, 독일 등 주요 시장에서 방문객 수 감소가 두드러졌다. 고물가가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해진 탓이다. 앞서 맥도날드는 원자재 가격, 인건비 상승을 반영해 메뉴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크리스 캠프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부터 저소득층 소비자들이 방문을 줄이기 시작했다”며 “이 같은 둔화세는 미국과 다른 주요 시장 전역에서 더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주력 시장인 미국의 경우 고물가 장기화 속에 고용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중저소득층의 감소가 지속하고 있다. 저가 상품에 집중되고, 고가 제품은 기피하는 추세다. 그간 호황을 누렸던 외식 시장에서도 고객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맥도날드 역시 저소득층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고객 감소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맥도날드는 2022년부터 물가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원재료비 등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전가하는 정책을 취해왔다.

맥도날드는 중저소득층 고객 이탈을 막기 이해 6월 말부터 5달러짜리 햄버거 세트 판매에 나섰으나 매출을 만회하기엔 어렵단 관측도 나온다. 맥도날드는 애초 5달러짜리 메뉴를 6월 하순까지 한 달간 한시적으로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이날 실적 설명회에서 미국 내 90%에 달하는 매장에서 할인 행사를 연장한다고 밝혔다.

조셉 얼링거 맥도날드 미국 부문 CEO는 “5달러 메뉴로 인한 집객 효과가 예상보다 컸다”고 밝히면서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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