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nd SRE][Industry]'사면초가' 공기업발전 업황 악화 1위…캐피탈·보험도 우려

에너지 가격 상승하는데 요금은 동결, 우울한 공기업 발전
금리 상승 피해보는 캐피탈도 업종 악화 우려
항공은 1년만에 업황 개선 기대 1위로 뛰어올라
  • 등록 2021-11-17 오전 7:07:03

    수정 2021-11-17 오전 7:07:03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공기업 발전 업종이 32회 SRE에서 향후 1년 내 업황 악화가 예상되는 산업 1위를 차지했다. 국제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공공요금 인상도 물 건너가게 된 만큼 업황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정부에서 총력을 다해 가계부채 관리에 나서면서 대출 규제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캐피탈 업종도 업황 악화 2위로 급상승했다. 반면 31회에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업황 악화 예상 1위로 꼽혔던 항공은 32회 SRE에서 오히려 업황 개선 기대 1위 산업으로 1년 만에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코로나19로 인한 최악의 상황은 지난 것으로 보이는데다 앞으로 살아날 여행 수요 등이 회복될 일만 남았다는 기대 덕분이다. 자동차, 은행, 조선, 정유 등 코로나19를 버텨낸 수출 업종도 앞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인플레이션에 공공요금 동결…공기업 발전 ‘먹구름’

32회 SRE에서 가장 많은 응답자가 향후 1년 내 업황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한 산업은 공기업 발전이다. 18개 업종 중 두 개를 선택하는 설문에서 총 154명 가운데 68명(44.2%)이 공기업 발전을 선택했다. 31회에서 14위에 그쳤던 것과 비교할 때 수직으로 상승한 순위다. 2위인 캐피탈(41명·26.6%)과의 격차도 거의 두 배 가까이 날 정도로 압도적이다.

공기업 발전 업황 악화 가능성을 가장 크게 본 이유는 최근 들어 치솟고 있는 에너지 가격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최근 원유 시장에서는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은 부족하면서 유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탄소 중립 계획이 공급 부족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서부텍사스유(WTI)는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면서 지난 2014년 10월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단기적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

10월 LNG 현물 가격 역시 MMbtu(열량 단위) 당 38.5달러로 지난해 평균인 3.8달러와 비교할 때 10배 가까이 급등했다. 이러한 에너지 가격 급등세는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 동안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치솟는 에너지 가격이라는 공기업 발전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환경이 이어지고 있지만 공공요금은 계속 동결되고 있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내세우면서 하반기 공공요금을 동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공요금 인상은 결국 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정부 입장에서는 이를 잡을 수밖에 없다.

SRE 자문위원은 “상승하는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정부는 전기료 등 공공요금을 올리지 못하게 막고 있다”면서 “공기업 발전은 미래가 밝지 않다”고 분석했다.

캐피탈 2위 급상승…금리 상승 부담

캐피탈업은 2위로 급상승했다. 31회 SRE에서는 206명 중 45명(8.7%)의 선택을 받으면서 6위에 그쳤지만 32회에서는 20%가 넘는 득표율을 얻었다.

예금 수신 기능이 없는 캐피탈 업종에게 시장 금리 상승은 부담으로 작용해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금리가 오르면서 조달 비용이 상승, 결국 대출 금리가 올라가게 되면서 대출 시장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 업종 중에서는 보험과 증권도 업황 악화 전망 업종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린 점이 눈에 띈다. 보험은 30표(19.5%)를 얻으면서 3위를 차지했고, 증권은 28표(18.2%)로 5위에 랭크됐다.

보험 업종은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기에 이차역마진이 개선되는 금리 상승 수혜주로 분류된다. 하지만 금리 상승으로 보유하고 있는 채권 평가이익이 감소하게 되면 가용자본이 줄어들 수 있다. 지급여력(RBC)비율은 자본적정성을 평가하는 기준인데 이는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따라서 가용자본이 줄어들면 RBC비율이 하락하게 된다.

제도적으로는 오는 2023년 도입될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도 보험사에게는 자본 확충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SRE 자문위원은 “자본금 확충 이슈와 같은 제도 변화가 금리 인상에도 불구 보험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업황 악화가 예상되는 업종 4위는 29표(18.8%)를 받은 건설업이 차지했다. 건설업은 27회 SRE부터 3회 연속 업황 악화 예상 업종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31회 SRE에서는 5위로 밀려났고 32회에서 다시 한 계단 순위가 상승하며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증권은 화천대유나 대장동 사태 등으로 인해 투자은행(IB) 파트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SRE 자문위원은 “증권사 IB 파트에서 부동산 비중이 굉장히 크다”면서 “고수익을 충분히 낼 수 있는 사업인데도 최근 (화천대유나 대장동 사태로 인해)국민 정서상 안되는 것들이 나올 수 있는 분위기”라고 전망했다.

다만 건설업과 증권업의 경우는 내년 업황이 악화하기보다는 올해 업황이 워낙 좋았던데 따른 상대적인 부진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SRE 자문위원은 “건설이나 증권은 피크 아웃(고점 통과)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면서 “업황이 내년에 나빠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업황 개선 기대 업종 1위, 항공의 환골탈태

향후 1년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산업 1위는 항공이 차지했다. 총 91표로 무려 59.1%라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했다. 항공은 31회 SRE에서 향후 1년 내 업황이 악화될 산업에서 절반에 가까운 득표율(41.7%)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지만 불과 1년 만에 완전히 반전된 분위기를 보여줬다.

항공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다. 급감한 여객 수요로 경영난을 버티다 못한 아시아나항공은 결국 대한항공(003490)에 피인수 됐다.

하지만 올해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율이 높아지고, 세계 각국에서 백신 접종 완료자를 중심으로 해외 여행객에 대한 빗장을 열기 시작하면서 해외 여행 수요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인천공항을 이용한 승객은 입국 15만2527명, 출국 15만6670명 등 총 30만919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56.6% 늘어난 수치다.

SRE 자문위원은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에 항공이 오랜만에 이름을 올렸다”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합쳐지고 내년부터는 해외에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종은 41표(26.6%)로 내년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 2위에 올랐다. 자동차의 경우 31회 SRE에서도 34%의 득표율로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3위는 은행으로 25표(16.2%)를 얻었다. 은행은 금리 상승기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금리가 오르면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조선(23표·14.9%)과 정유(20표·13%)와 나란히 향후 1년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산업 4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2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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