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st SRE][Suvey]코로나19로 번진 등급 하향 경쟁… 한기평·한신평 ‘동률’

등급 선제 조정 42건…한기평·한신평 이슈 선점
후행 NICE신평 21건으로 가장 많아
신용등급 조정 대부분 하향 조정 여전
“불확실성 커진 상황이나 하향 본격화는 아직”
  • 등록 2020-11-17 오전 4:15:00

    수정 2020-11-17 오전 4:15:00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국내 회사채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올해 2월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자 대중들이 다중이용시설을 기피하면서 호텔을 비롯한 유통, 영화 관련 기업들의 등급 하향이 이뤄졌다. 특히 올해 주요 산유국의 증산 및 점유율 경쟁으로 유가가 급락하면서 정유 업체들의 등급 조정도 이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선제로 신용등급 및 등급 전망을 조정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반면 NICE신용평가는 이슈와 거리를 둔 채 반 박자 느린 행보를 보였다.

신평사별 등급 선제 조정 42건…한기평·한신평 이슈 선점

이데일리가 31회 신용평가전문가설문(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평가기간인 지난해 10월 1일부터 올해 9월 30일까지 신용평가사들의 회사채 신용등급과 등급 전망(Creditoutlook), 감시(Creditwatch) 조정 내용을 조사한 결과 선행은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각각 16건을 기록하면서 동률을 보였다. 반면 NICE신용평가는 10건으로 뒤를 이었다. 후행은 NICE신용평가가 21건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기업평가가 15건, 한국신용평가가 14건을 기록했다.

평가일 기준으로 7일(5영업일 초과)에서 3개월 내 먼저 조정한 경우 선행으로, 따라오는 경우는 후행으로 분류했다. 5영업일 차이는 신평사 내부적으로 행정 처리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고 3개월 초과는 관점이 다른 것으로 판단해 선·후행에 포함하지 않았다.

한국기업평가는 16건의 선제 조정을 단행하며 이슈 몰이에 나섰다. 한국기업평가는 등급을 선제적으로 내리거나 올린 기업은 각각 2건씩 총 4곳이다. 등급 전망 상향은 4건, 등급 전망 하향은 8건을 기록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9월 롯데건설의 등급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상향했다. 주택사업 분양성과에 힘입어 수익창출력이 제고됐다는 판단에서다. 롯데건설의 영업이익률은 2010~2015년 3%대에 그쳤으나 2019년 상반기 8.3%로 크게 상승했다.

또 지난 6월 대림코퍼레이션 신용등급을 기존 ‘A’(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올렸다. 올해 1분기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정적 사업환경에도, 무역부분의 선전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증가된 302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또 차입금 감소 추세 지속, 거래기반 강화와 재무안정성 향상 전망을 반영했다.

이외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5월 금호전기의 신용등급을 ‘B’(부정적)에서 ‘B-’(안정적)로 하향 조정했고, 6월에는 부산주공의 등급도 ‘B+’(안정적)에서 ‘B’(부정적)으로 내려 잡았다.

한국신용평가의 경우 한국기업평가와 선제 조정 건수가 동률을 기록했으나 신용등급을 하향하거나 상향한 건수는 8건으로 4건이 많다. 등급을 올린 곳은 엔씨소프트, 대림코퍼레이션, 포스코건설 등 3곳이며, 등급을 내린 곳은 OCI, 선진, 이마트, 폴라리스쉬핑, 현대로템 등 5곳이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리니지M’, ‘리니지2M’의 연이은 흥행을 통해 기존 게임 지적재산권(IP)의 확장성과 우수한 게임 개발능력을 입증했다며 지난 6월 신용등급을 ‘AA-’(긍정적)에서 ‘AA’(안정적)로 올려잡았다. 포스코건설은 송도개발사업 정상화로 우발채무 위험이 축소됐고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도 가능할 것이라며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변경했다.

이마트의 경우 주력사업인 할인점의 사업기반이 크게 약화됐고 단기간 내 유의미한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내렸다. 이외 OCI(A+→A), 현대로템(A-→BBB+), 선진(A-→BBB+) 등의 등급을 발 빠르게 조정했다.

NICE신용평가의 경우 두산(BBB+ 부정적→BBB◆), 두산중공업(BBB 부정적→BBB-◆), 두산퓨얼셀(BBB+ 부정적→BBB◆), 씨제이씨지브이(A+↓→A 부정적), 이마트(AA+ 부정적→AA 안정적) 등의 등급을 선제적으로 내렸으나, 후행 건수가 21건으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등급제시 신뢰도 결과에서 신용평가사별로 선제적 의견제시가 적절했느냐는 질문에 NICE신용평가가 3.77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기업평가의 경우 3.74점, 한국신용평가의 경우 3.65점을 받았다.

SRE자문위원은 “응답자별로 보면 크레딧 애널리스트(CA)의 경우 한국기업평가(4.03점)가 NICE신용평가(3.90점)을 앞서고 기타 응답자에서 NICE신용평가(3.87점)가 한국기업평가(3.43점)를 웃돈다”며 “NICE신용평가의 보고서를 보면 업체별로 항목별로 커버리지가 가장 넓다 보니 평가에 있어서 이미지적인 부분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향 조정 여전…본격화는 ‘아직’

31회 SRE 조사기간 동안 신용평가사들의 회사채 신용등급 조정이 대부분 하향이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선행적으로 이뤄졌던 총 38개 기업 가운데 등급 전망 하향이 이뤄졌던 곳은 총 16건이었으며 등급 하향도 11건으로 집계됐다.

반면 등급 전망 상향은 5건에 불과하며 등급이 올라간 기업도 4건에 그쳤다. 이외 등급불확실검토와 등급 하향 검토 대상은 각각 1곳이다. 이에 신용평가 3사 평균 등급상하향배율은 2019년 9월 말 0.68배에서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지난 9월 말 0.56배(단순평균)로 소폭 낮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하향 조정 국면으로의 전환은 신중한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도 등급 조정 속도의 적정성을 묻는 질문에 ‘상향 추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8명(3.9%), ‘상향 조정을 크게 확대해야 한다’는 3명(1.5%)에 불과하다.

다만 ‘현재 수준의 등급조정 속도가 적당하다’에 총 157명(76.2%)이 답했다. ‘하향 추세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질문에는 38명으로 18.4%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나 본격화는 아직이라는 얘기다.

SRE자문위원은 “신용평가사들이 ‘웨이트 앤 씨’(wait and see)모드”라며 “문제가 터지고 나서 레이팅을 건들기보다 아웃룩이나 와치, 또는 리포트 내 코멘트로 방향을 암시해 주는 행동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용등급 줄하락이 아직은 없다”며 “‘웨이트 앤 씨’의 끝은 등급 상향이 아니라 하향이라는 것에 어느정도 공감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1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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