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 ‘2019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2019년 마약류 사범은 1만6044명으로 전년도 수치(1만2613명)보다 27.2% 늘었으며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해국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국내 마약 사범에 대한 처벌이 절대 가볍지 않은 가운데서도 마약류 사범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재범률도 높다”며 “마약 중독은 뇌의 보상회로에 영향을 미쳐 도파민의 분비를 과도하게 활성화해 조절능력을 상실하는 뇌 질환이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나, 처벌만으로 재범을 막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뇌 중추신경에 작용, 중독은 물론 과복용 시 사망까지
기존에 거래되던 마약류는 헤로인, 코카인, 대마초 등이 대표적이었다면 2000년대 이후 엑스터시(MDMA), 메스암페타민(필로폰), LSD 등 신종 마약 거래가 크게 늘기 시작해 최근에는 액상 대마, 쿠키와 젤리 등 그 형태와 종류가 다양한 신종마약이 급속도로 퍼져 나가는 추세다. 국내 법률로 정할 때 마약의 종류는 약 390가지 정도로 그 중 향정신성 의약품 257개, 마약류 129개, 대마와 관련된 것이 4종류다.
중독뿐만 아니라 약물 과다 복용 시 부작용 등 사망의 위험도 크다. 필로폰과 코카인 등의 중추신경 흥분제를 과다 복용하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해 심박동수가 급증하고 반대로 헤로인, 코데인, 모르핀(아편) 등 중추신경 억제제는 호흡이 느려지고, 혈압과 체온이 내려가 급성 심정지, 심부전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마약 중독, 처벌과 함께 사회 복귀 치료시스템 마련돼야
중독과 재범의 고리를 끊으려면 ‘치료’가 필수다. 국가 차원의 ‘치료보호’, ‘치료감호’ 제도가 존재하지만, 그 활용도는 매우 낮고,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치료보다는 단기간 상담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현 제도만으로 범죄율을 낮추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해국 교수는 “중독 치료 없이 사회도 돌아간 마약 중독자, 범죄자는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이러한 괴로움을 잊기 위해 다시 마약에 빠져들며 악순환을 반복한다”며 “따라서 중독 치료 없이 처벌만으로 중독과 범죄를 줄이기 어렵다. 강력한 처벌과 더불어 사회 일원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전문적이고 의학적인 중독 치료와 교육 등의 제도적 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