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식는 아웃렛 엔진`..백화점 이제는 뭘 먹고 사나?

▲지난 9월 수원 광교에 문을 연 롯데 도심형 아웃렛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백화점들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 받아 왔던 ‘아웃렛 엔진’이 빠르게 식고 있다. 교외형 아웃렛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고, 시내 아웃렛은 백화점과 경쟁 시장이 겹치면서 내년 아웃렛 업계 성장 전망은 더 어두워지고 있다.

28일 롯데쇼핑(023530)에 따르면 롯데 아웃렛의 기존점 기준 매출 성장률은 2012년 25%에서 올해 10% 안팎으로 3년만에 15%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백화점의 매출 신장률 둔화를 대체할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 받았던 아웃렛의

▲롯데 아웃렛 기존점 기준 매출 신장률(단위: %, 자료:대우증권, 롯데쇼핑)

성장 속도가 빠르게 식어가는 것이다.

롯데 아웃렛의 성장률 둔화는 서울 교외 지역을 중심으로 한 아웃렛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준기 KDB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아울렛은 이미 출점 경쟁으로 인해 성장률이 정체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새로 아웃렛 시장에 진입하는 유통업체들은 교외를 피해 도심에 아웃렛을 집중적으로 열고 있다.

현대백화점(069960)이 대표적이다. 서울 가산동에 도심형 아웃렛을 운영하던 현대백화점은 내년 서울 송파(가든파이브 점)와 동대문에도 도심형 아웃렛을 열기로 했다.

통상 거리가 멀고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교외형에 비해 도심형 아웃렛의 수익률은 높은 편이다. 하지만 도심형 아웃렛의 성장 전망이 밝다고만은 할 수 없다.

한정적인 부지 공간으로 아웃렛의 장점인 대형 점포를 구현하기 어렵고, 도시의 터줏대감인 백화점과도 시장이 겹쳐 과거와 같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아웃렛의 무게 중심이 교외형에서 도심형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며 “그러나 도심에 위치한 백화점과 시장이 겹치며 도심형 아웃렛이 언제까지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도 “향후에는 도심형 중심으로 아웃렛 출점이 이루어질 전망이나 한정적인 부지 공간과 기존 점포와의 매출 잠식 등의 문제로 매출 성장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화점들도 아웃렛의 성장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점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아웃렛 말고 불황의 늪을 돌파할 마땅한 도구가 없어 아웃렛 신규 출점 전략을 포기하지는 못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내년 진주와 전남 무안군 남악신도시에 도심형 아웃렛을 오픈 할 예정이다. 경기도 양주에는 교외형 프리미엄 아웃렛을 건설한다.

서울 도심에 아웃렛 2곳을 여는 현대백화점도 인천 송도에 프리미엄 아웃렛 하나를 더 짓는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업계는 출점이 없이는 성장도 없기 때문에 성장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웃렛 신규 출점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새로 문을 연 아웃렛들이 과거처럼 매출을 크게 늘리지 못하면 오히려 장기적으로 비용증가 등의 문제로 백화점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