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한국투자증권은 27일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유상증자로 자금조달이 마무리됨에 따라 이번에는 본사 차원에서 신사업 투자를 위한 재원이 필요했던 차례로 오히려 자금조달 이슈는 마지막 단계라고 진단했다.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24만원을 유지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의 26일 종가는 17만1500원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유증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우려는 불가피하나 그동안 재무관련 이슈가 이어졌던 만큼 투자심리는 이론적인 희석 영향 이상으로 불확실성을 우려할 것”이라며 “다만 실제 유증 규모가 우려만큼 크지 않아 최근 자회사 가치 재평가로 희석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3일 1조 177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신규발행 주식수는 819만주다. 현재 보통주 주식의 8.9%에 해당하는 규모다. 예정 발행가는 14만3800원으로 23일 종가 대비 21% 할인한 수준이다.
유증의 표면적인 목적인 그린사업 투자 확대를 위한 선제적인 재원 마련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30% 수준이었던 그린자산 비중이 올해말이면 60%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최 연구원은 “2021년 제시했던 70% 비중 목표 시점은 1년 빨리 2024년에 가능할 것”이라며 “반대로 그만큼 재무적 고민도 앞당겨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조달 자금은 타법인증권 취득 4092억원(35%, 수소, 암모니아 등 무탄소 에너지 사업 개발 등), 시설자금 4185억원(36%, 배터리 및 신규 그린사업 관련 R&D 인프라 강화), 채무상환 3500억원(30%) 등에 쓰일 계획이다.
최 연구원은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은 지난 반년 사이 5조원 규모 외부 지분투자를 확보했다”며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장기적으로 배터리 투자 만큼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난 3월 발표했던 중장기 주주환원 계획 역시 변함없이 유효하다”며 “SK온이 하반기 수율만 계획대로 올라온다면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유증을 바닥으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