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도 낚싯배 추돌 급유선 선장, 사고 직전까지 유튜브 봤다

  • 등록 2017-12-29 오전 8:31:03

    수정 2017-12-29 오전 8:31:03

3일 오전 인천 옹진군 영흥대교 인근 해상에서 낚싯배가 급유선과 충동해 전복,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가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영흥도 해상에서 낚싯배를 추돌해 15명의 사망자를 낸 급유선 선장이 사고 직전까지 동영상을 보면서 항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지검 형사6부는 업무상과실치사·상과 업무상과실선박 전복 혐의로 급유선 명진 15호(336t) 선장 전씨(38)와 갑판원 김씨(46)를 구속기소했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또 검찰은 급유선과 충돌한 낚시 어선 선창1호(9.77t급)의 선장 오모(70·사망)씨도 충돌을 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으나, 오씨가 사고로 사망해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고 전했다.

9.77t급 낚싯배인 선창 1호는 지난 3일 오전 6시 5분께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남서방 1마일 해상에서 336t급 급유선 명진15호와 충돌한 뒤 전복됐다. 이 사고로 22명이 탄 선창 1호에서 선장 오씨와 낚시꾼 등 15명이 숨지고, 7명이 구조됐다.



검찰은 급유선 선장 전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디지털 저장매체 정보 분석)한 결과, 사고 당일 오전 5시 7분부터 사고 직전인 오전 6시 2분까지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영상을 재생한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전 씨는 “음악을 듣기 위해 켜놓았을 뿐 영상은 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항해 중에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탐색 등 각종 통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음악을 듣지 않는 게 관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갑판원 김씨도 애초 “물을 마시기 위해 사고 직전 조타실을 잠시 비웠다”고 진술했지만, 당직 근무 시간인 오전 4시 40분부터 5시 30까지 선원실에서 휴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선장 전씨가 갑판원 없이 혼자 운항하며 동영상을 틀어 놓았다가 뒤늦게 낚싯배를 발견했지만, ‘어선이 알아서 피해 갈 것’으로 판단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사망한 선창1호 선장 오 씨도 좁은 수로에서 급유선 항행을 방해해서는 안 되지만 속력을 줄이거나 항로를 바꾸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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