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2015년 1월 현재 서울에는 신규 입주 주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대 중반에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 서울시장 등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서울 뉴타운에 대한 공약이 봇물처럼 흘러넘쳤다. 내가 사는 동네가 뉴타운이 되면 부자가 될 것이라는 꿈을 심어준 공약을 제시한 후보자들이 다수 당선됐다. 그런데 결과는 어떻게 됐나? 뉴타운으로 개발된 곳이 있는가? 2006년 이후 아파트 미분양,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공약이 모두 백지화되면서 서울과 경기도에 주택의 추가 공급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 결과 아파트 전셋값이 폭등했다.
둘째, 사람들이 집값이 내려갈 것을 예상하여 집을 사지 않고 전세를 고집하였다. 이렇게 되니 공급은 한정되어 있는데 수요는 늘어 전셋값이 오를 수밖에 없었다.
셋째, 아파트 재건축 연한을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효과를 보았다. 2014년 9월 1일에 발표한 이 정책은 서울 및 수도권의 전·월세가격 상승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시장에서 갑자기 공급을 급격하게 줄이는 정책이 바로 재건축 연한 단축이다. 재건축을 보류하던 지역들도 일제히 재건축을 승인하면서 살던 아파트가 없어져(공급이 줄어) 전세값과 함께 매매 가격까지 상승하는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에서 재건축 및 일반 분양 물량의 대규모 입주가 시작되고, 지방에는 공급된 주택 수만큼 거주 인원이 충족되지 못하고 오히려 인구수가 줄게 되니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예견된 부동산 가격의 하락이 시작된 것이다.
부동산이 내리고 있을 때 사람들은 부동산을 팔까? 물론 팔고 싶어한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내릴 거라고 생각하면 부동산을 사는 사람이 없다. 오늘보다 내일 더 싸게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누가 사겠는가? 이런 현상도 우리는 최근 몇 년 동안 경험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를 때는 공급자가 유리한 시장이 된다. 이 시장에서는 기다리면 오르니 사고 싶은 사람은 파는 사람이 제시하는 가격, 즉 공급자 제시 가격에 사야 한다. 이런 시장을 공급자 시장이라 한다. 반대로 집값이 내릴 때는 사고 싶은 사람이 제시하는 가격, 즉 수요자 제시 가격에 팔아야 한다. 이런 시장을 수요자 시장이라고 한다. 지금 부동산 시장은 확실히 수요자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