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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200.85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0.95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196.50원)보다 3.35원 가량 상승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나흘 만의 상승 전환이자, 1200원대 재탈환이다.
간밤 발표된 물가지표 충격이 시장을 뒤덮었다. 미국 노동부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동월 대비 상승률이 7.5%로 집계됐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 1982년 2월 이후 40년 만의 최대폭 상승으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7.3%를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6.0%, 전월보다 0.6% 오르면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연준의 강력한 물가 대응을 촉구하는 백악관 메시지도 더해지자 미 국채 금리와 달러인덱스는 상승폭을 키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고물가에 맞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쓰고 있지만 오늘 발표는 미국인들이 장바구니물가로 실질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상기 시킨다”면서도 “이 도전을 극복할 것이라는 징후도 있다”고 했다.
미 국채 금리는 물가 지표에 놀라면서 급등했다. 10일(현지시간) 오후 6시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0.116%포인트 오른 2.043%를, 2년물 금리는 0.261%포인트 뛴 1.609%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각각 지난 2019년 7월 29일 2.074%, 같은 해 12월 23일 1.631% 이후 최고치다. 달러화도 상승하는 중이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24포인트 오른 95.73을 기록해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증시에 유입되면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흐름 지속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전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83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며 2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8포인트, 0.11% 상승 마감했다. 이날은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진 만큼 코스피 시장의 외국인 순매수 유인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그동안 물가지표를 대기하면서 관망했던 역외 롱(달러 매수) 심리가 재개된다면 환율 상단을 더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수급상 수출 업체 등의 네고(달러 매도) 우위, 외환 당국의 미세조정 경계감도 함께 커지면서 상승폭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