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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 작품이 주목받았던 이유는 당시만 해도 뮤지컬시장의 비주류였던 젊은 관객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여 ‘렌트 헤즈(Rent-Heads)’라는 독특한 팬덤 문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젊은 층의 유입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시장이 성장 페달을 밟는 촉진제 역할을 했다. 뮤지컬계가 이 작품을 두고 “뮤지컬 지형도를 바꿔놓았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이후 ‘렌트’는 브로드웨이에서만 12년간 총 5123회 공연하고, 전 세계 47개국에서 25개 언어로 무대에 오르는 등 대성공을 거뒀다.
국내에서도 흥행 신화를 써왔다. 2000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초연 후 2011년까지 국내에서 7시즌 공연하면서 문화적 충격과 감동으로 관객들의 큰 지지를 받았다. ‘렌트’는 국내에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뮤지컬 팬덤 문화’를 일으킨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최정원, 남경주, 조승우, 전수경, 윤공주 등 당대 최고 스타는 물론, 김선영, 정선아, 김호영, 송용진, 최재림, 이건명 등의 신예 스타를 대거 발굴하면서 ‘스타 등용문’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렌트’의 과거 성공 요인이 지금도 통할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에이즈, 동성애 등의 소재가 과거처럼 관객들에게 파격적으로 다가서지 않아서다. 공연계 관계자는 “렌트는 20세기 세기말의 어두운 분위기, 저항 정신 등과 맞물려 젊은 관객들에게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잡았던 작품”이라면서도 “하지만 최근에는 자극적· 파격적인 영화, 드라마 등이 넘쳐나다 보니 렌트가 관객들에게 주는 문화적 충격, 감동이 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계의 다른 관계자는 “에이즈, 동성애라는 소재가 요즘 관객들에게는 되레 낡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제작사인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현재진행형이고, 젊은이들의 치열한 삶이 계속되는 한 시대가 바뀌어도 ‘렌트’의 가치는 변함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은 언제나, 이보다 더 시대적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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