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고급 주거단지로 부상한 서초구 반포동에 아파트 브랜드 깃발을 꽂을 최종 강자는 누가 될까.
최근 재건축시장이 ‘반포주공1단지3주구’(이하 반포3주구) 시공사 수주전으로 뜨겁다. 시공순위 1위 삼성물산(028260)과 5위 대우건설(047040)이 각 사의 운명까지 내걸고 벌이는 한판 승부여서 최종 결과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각 사 모두 CEO들이 직접 수주전 플레이어로 뛸 만큼 이번 수주전은 자존심이 걸린 상황이다.
대우 “강남 랜드마크 원해” vs 삼성 “복귀 시험대”
지난 19일 늦은 오후 열린 반포3주구 합동 설명회. 30일 예정된 시공사 선정에 앞서 건설사들이 자신들의 수주 공약을 조합원에게 소개하는 행사로, 이날 두 회사 CEO들이 직접 참석해 조합원들의 환호를 받았다. 시공사 선정 총회 때 CEO가 참석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합동 설명회까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두 CEO는 조합원 앞에서 큰절까지 하며 수주전에 열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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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3주구 맞은편에 위치한 신반포 15차의 계약까지 취소된 바 있는 대우건설 입장에서 반포3주구는 마지막 남은 ‘반포동 입성 카드’인 셈이다. 지난해 말 대우건설은 신반포15차와 공사비 증액을 두고 분쟁을 하다 시공사 계약이 해지됐고, 결국 신반포15차는 삼성물산 손에 넘어갔다.
대우건설이 김 사장을 등장시키자, 삼성물산 또한 대표를 앞세워 수주전에 나섰다. 만약 이번 반포3주구 수주에 실패할 시 ‘1위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대우건설에게 수주가 뺏긴다면 정말 창피한 일”이라며 “야심차게 5년만에 복귀하자마자 정비 사업이 삐끗한 꼴”이라고 말했다.
이색 공약까지 등장…조합 ‘행복한 고민’
CEO까지 등장한 수주전에 조합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수주 계약을 취소한 바 있는 조합 입장에서는 건설사 CEO들의 ‘저자세’를 반기는 상황이다. 앞서 2018년 7월 조합은 공사비 증액을 두고 HDC현대산업개발과 갈등을 빚자 지난해 12월 시공사 지위권을 박탈했다. 이를 의식한 듯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모두 이번 입찰에 “공사비 증액은 없다”고 못 박은 상황이다.
한 조합원은 “두 회사의 입찰 제안서를 보니 더 갈등이 된다”며 “CEO가 직접 나와 조합원 앞에서 큰 절까지 하는 모습을 보고 사업에 진정성이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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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1109번지 일대의 반포아파트를 지하 3층~지상 35층 아파트 17개동 총 2091가구로 다시 짓는 사업이다. 예상 공사비는 약 8087억원으로 대우건설과 삼성건설 모두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