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살인사건 유족입니다" 20만 유튜버, 사망보험금까지 독촉받아

  • 등록 2023-03-01 오전 10:34:47

    수정 2023-03-14 오전 9:09:43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지난 2017년 용인에서 일어난 일가족 살인사건 피해자의 유족이라고 밝힌 유튜버 ‘온도니쌤’은 범인인 김성관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자신의 비극은 계속됐다고 털어놨다.

구독자 수 20만 명에 달하는 유튜버 온도니쌤은 지난달 26일 ‘유튜브를 시작한 진짜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자신이 “용인 일가족 살인사건 피해자의 유가족”이라고 밝혔다.

온도니쌤은 해당 영상에서 “저희 집은 재혼 가정이다. 저는 아빠의 딸이고, (새엄마의 아들인) 새오빠가 3명을 모두 살해했다. 자신의 친엄마도 살해하고, 새아빠 그리고 이부동생까지, 5시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3명을 모두 죽였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사건의 범인인 ‘새오빠’는 지난 2017년 10월 자신의 친어머니 이모(당시 55세) 씨와 이부동생 전모(당시 14세) 군, 새아버지 전모(당시 57세) 씨를 잔인하게 살해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김성관(당시 35세)이다.

김성관은 범행 직후 어머니 계좌에서 1억1800만 원을 빼낸 뒤 아내 정모(당시 33세) 씨와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달아났다가 출국 80일 만에 붙잡혀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이후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신상공개결정위원회를 통해 김성관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기도 했다.

‘용인 일가족 살인사건’ 범인 김성관(왼쪽), 유튜버 ‘온도니쌤’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영상 캡처)
김성관은 무기징역, 범행을 공모한 아내 정 씨는 징역 8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지만 온도니쌤의 비극은 계속됐다.

온도니쌤은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고 이틀 뒤인 28일 SBS를 통해 “(김성관의) 딸 둘한테까지 (부모님 재산) 상속이 가게 되는 거다. 법이 그렇게 돼 있더라. 그런데 그걸 포기 안 하더라”라며 “(난 아버지가 남긴) 대출 이자를 한 달에 200만 원씩 갚아야 된다. 그래서 생활고가 심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김성관의 친척들로부터 부모님 사망보험금까지 독촉받은 사실도 폭로했다,

온도니쌤은 “(부모님) 살아 있을 때 자기(김성관 친척)가 돈을 빌려줬었다면서 그 돈을 달라고 하더라”라며 “사망보험금 받은 거 있지 않느냐며 자기한테 달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성관) 본인은 부모님이랑 (동생) 죽여놓고선 자기 자식은 또 되게 귀하게 생각한다. (반성문에) 부인이 빨리 나가서 양육을 해야 하니까 선처해달라, 부탁드린다(고 썼다더라)”라며 “경찰이 (김성관) 반성 안 한다고 그러더라. 경찰서에서 웃고 있었다고 하더라”라고 전하기도 했다.

온도니쌤은 유튜브 영상에서 “유튜브를 시작한 초반에는 ‘내가 유명해져서, (김성관이) 국민 청원으로 다시 형벌을 받을 수 있다면 아빠의 억울함이 조금은 해소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했다”며 “이후 구독자들이 많아지고, 영상을 보고 도움받았다는 댓글 등을 보면서 나쁜 마음이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영상을 올린 이유에 대해선 “어디서 말도 못 하고 마음에 품고 있다 보니 치유가 되는 게 아니라 곪아서 터지기 직전이었다. 세상에 비밀은 없고, 비밀이 있으면 병이 생긴다는 걸 깨닫게 됐다”라고 했다.

이어 “옆에서 응원해주시고, 위로해주신다면 우울증이라는 긴 터널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빠져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유튜브 활동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치유하고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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