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전 CEO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 과소평가"

日 언론과 인터뷰에서 밝혀
대만-중국 갈등 속 삼성전자 역할에 주목
  • 등록 2021-07-10 오전 9:46:22

    수정 2021-07-10 오전 9:46:22

삼성전자가 올 2분기 8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거두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7일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 사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구글의 전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밋 미국 인공지능 국가안보위원회(NSCAI) 위원장은 반도체 제조 기술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과소평가 돼 있다”고 말했다.

10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슈밋 위원장은 최첨단 기술이 필요한 5나노미터 반도체 제품을 “TSMC와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에는 TSMC에 치우친 반도체 제조를 일부 대체할 능력이 있다는 견해를 표명하고 이처럼 말했다.

슈밋 위원장은 세계 각국이 첨단 반도체 조달처로 의존하는 대만이 중국과의 관계로 인해 지정학적 긴장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역할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대만에 반도체를 의존하는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슈밋은 현재 대만 TSMC가 앞장선 반도체 기술에 관해 “미국에 거액을 써도 바로 대만처럼 될 수는 없다”면서 TSMC가 미국에 건설하겠다고 밝힌 반도체 공장이 “대만에 있는 것과 같은 최첨단 공장은 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에릭 슈미트(Eric Emerson Schmidt) 전 구글 최고경영자.
또 슈밋 위원장은 미국이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이기려면 AI, 반도체, 에너지, 양자 컴퓨터, 합성생물학 등 ‘전략적’ 영역에서 주도권을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한국, 일본, 유럽과 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향후 미중 관계에 관해서는 “중국을 적으로 보고 무역 등 모든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런 생각은 잘못됐다”며 “전략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영역에서는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슈밋 위원장은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GAFA) 등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규제가 세계 각국으로 확산하는 것에 대해 “중국에 대한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기업 분할 등 상식에서 벗어난 방안은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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