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에 유가까지 올랐다…1월 생산자물가, 2년 4개월만 최대치

1월 생산자 물가, 전월 및 전년대비 모두 상승해
농림수산품 2년 5개월만 최대치, 공산품도 올라
"수입물가 상승과 함께 소비자물가 끌어올릴 듯"
  • 등록 2021-02-19 오전 6:00:00

    수정 2021-03-23 오후 5:47:34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농림수산품,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지난 1월 생산자물가가 석 달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2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어 물가가 본격적인 상승 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는 104.88(2015년 수준 100)로, 12월(103.90)보다 0.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2013년 4월(104.93) 이후 7년 10개월 만의 최대치다. 앞서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 0.4% 하락해 5개월 만에 떨어졌다가 11월 전월 대비 0.1% 반등한 뒤 12월에도 한 달 만에 0.8% 올랐다.

자료=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
생산자물가 지수에 포함되는 품목의 전월 대비 등락률을 보면, 농림수산품이 7.9% 큰 폭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8년 8월(8.0%) 이후 2년 5개월만의 최대치다. 농산물이 전월 대비 7.8% 올랐는데, 특히 파(53%), 양파(29.5%), 호박(63.7%) 등이 큰 폭 올랐다. 축산물과 수산물도 각각 11.8%, 1.2% 상승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닭고기(42.8%), 달걀(34%)이 크게 올랐다.

공산품 역시 석탄및석유제품(8.1%), 화학제품(1%) 등이 오르면서 전월대비 1.0% 상승했다. 경유(9.7%)와 휘발류(7.5%), 나프타(14%)가 모두 올랐다.

공산품 가격 상승세는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원화 환산 수입 제품의 가격 수준인 수입물가가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보인 영향이 크다. 1월 기준 수입물가지수(2015년 수준 100)는 100.74로 전월(98.02)보다 2.8% 올랐다. 원재료 중에서는 광산품(7.0%), 중간재 중에서는 석탄·석유제품(5.3%)의 상승 폭이 컸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 유가가 1월 평균 배럴당 54.82달러로 1개월 새 10% 뛴 영향이다.

반면, 공산품 중에서는 휴대용전화기(-2.4%), LED(-1.8%) 등을 중심으로 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는 전월 대비 0.2% 내려 소폭 하락했다.

서비스업 생산자물가 역시 금융 및 보험서비스(2.3%), 정보통신 및 방송서비스(0.7%) 등이 올라 전월대비 0.5% 상승했다.

한은은 농림수산품 가격과 유가 오름세 등으로 인해 2월에도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환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팀장은 “생산자물가자 전월대비로는 3개월 연속 올라 단기적 흐름은 상승 방향이 잡혔다고 보고 있고, 전년 동월 대비로도 2개월 연속 상승했다”면서 “농림수산품, 유가 상승 등이 이어지고 있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2월에도 상승세가 이어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말했다.

생산자물가를 1년 전과 비교해보면 0.8% 오른 것이다. 농림수산품이 12.5% 상승했고 서비스 생산자물가는 1.6%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공산품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고 전력·가스·수도및폐기물은 5.3% 하락했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원재료, 중간재 및 최종재가 모두 올라 전월 대비 1.6% 상승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1.3% 낮아졌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1월 총산출물가지수도 농림수산품과 공산품 오름세로 12월보다는 1.2% 올랐으나 1년 전과 비교해서는 보합세를 보였다.

생산자물가지수가 원자재,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하는 지표로, 제조업 활력과 관련된 경기 선행 지표 중 하나인 만큼 수입물가 상승세와 맞물려 소비자물가 전반을 끌어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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