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광진구 센트럴메디컬서비스(CMS) 본사에서 만난 김부근 대표는 ‘차별화’만이 강소기업이 거대 기업들을 제칠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6년 설립된 CMS는 2006년 지난 11년간 CT용 조영제 분야 한우물만 파면서 지난해에만 매출 250억원을 올린 국내 대표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의 주력제품인 조영제는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진단 검사를 받을 때 조직이나 혈관을 잘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약품이다.
CMS는 현재 CT나 MRI에 사용되는 조영제 복제약(제네릭)인 ‘보노렉스’ 시리즈를 제조하고 있다. ‘보노렉스 300’, ‘보노렉스 350’, ‘보노-아이’ 등이 주력 제품이다. 약품 농도에 따라 숫자로 구분하며 보노-아이의 경우는 국내 유일의 유·소야용 조영제 브랜드다.
CMS는 바이엘쉐링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판을 치는 조영제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던 만큼 차별화가 필요했다. 김 대표는 오염에 취약했던 조영제 유리용기 차별화에 주목했다. 1991년부터 글로벌 제약사 한국쉐링에서 영업 현장을 직접 뛰어봤던 김 대표이기에 시장의 틈새를 파악하는 데 수월했다.
김 대표는 “조영제는 빛에 노출되거나 용기가 깨지게 되면 쉽게 오염돼 사용할 수 없는 단점이 컸다”며 “또한 2000년대 초중반 당시까지 조영제를 담은 병은 100% 수입산에 의존해 가격이 비쌌고 전반적으로 약품 가격까지 올리는 영향을 줬기 때문에 용기 차별화라는 틈새시장을 노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의 전략을 글로벌 제약사가 뒤쫓는 셈이 된 것”이라며 “엄청난 신기술 개발은 아니지만 발상의 전환을 통해 시장의 흐름을 바꿔놓은 것이어서 CMS는 조영제 시장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이후 탄력을 받은 CMS는 햇빛을 완전 차단하는 조영제 2중 포장용기 ‘그린팩’을 개발했다. 폴리프로필렌 소재의 이중 구조로 1차 포장한 뒤 알루미늄, 폴리에스테르, 폴리프로필렌 등의 소재를 활용해 2차 용기로 재포장하는 방식이다. 기존 유리병과 비교해서 깨질 염려가 없어 의료진 입장에서도 활용이 용이하고 조영제 가격도 대폭 낮출 수 있다. 그린팩은 2008년 국내 특허 등록 이후 미국, 중국 등 8개국에서도 특허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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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영제 시장은 CT용 2000억원, MRI용 500억원 수준으로 총 25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특히 CT용 시장은 글로벌 제약사는 물론 동국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까지 총 14개 업체들이 경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25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2500억원 수준의 국내 조영제 시장에서 CMS는 올해 11%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조그만 바이오 벤처기업이지만 용량과 포장용기 차별화로 올해 매출도 280억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CMS는 포장용기뿐만 아니라 조영제 소재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연세의료원, 고려대학교 화학과, 나노 바이오연구원과 함께 개발 중인 ‘지능형 MRI 조영제’가 그것이다. 유방암 진단에서 특별한 암 요소를 찾아내는 작은 크기의 지능형 조영제 소재를 개발해내는 것이 골자다.
김 대표는 “유방암 진단용 나노조영제가 개발되면 암 진단이 더욱 빨라지게 된다”며 “향후 이 기술을 유방암 뿐만 아니라 다른 암 영역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나노조영소재 개발 및 GMP 생산공정을 개발하고 비임상시험과 1상 임상시험을 완료한 상태”라며 “이를 위해 총 16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오송 등에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조영제가 아닌, 새로운 영역의 신사업도 구상 중이다. 김 대표는 “생산설비를 구축하게 되면 신사업으로 국내 안약 및 렌즈 세정액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오는 2019년 3분기 정도면 구체화될 계획으로 국내 6000억원 규모인 국내 세정액 및 안약 시장에서 80% 이상을 잠식한 글로벌 제약사들과 경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