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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경마산업이 유례없는 위기를 맞은 가운데 경마 공동체 상생을 위한 제도기반 마련으로 활로를 모색했다.
경주마 관계자 소득·활동 안정성 강화
한국마사회는 올해 초 경주마 관계자들의 소득과 활동에서의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제도개선을 실시했다. 기승료 비중을 높이는 등 경마상금 구조를 개선하고 일부 인기 기수에게 출전기회가 편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승횟수 상한제도’를 신설했다.
상금 편중현상을 완화해 경주마 관계자들의 안정적 소득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 제도는 1년여간 시행되며 경주마 관계자들의 소득양분화 현상을 완화했다. 현재 수득액 최하위 기수라 할지라도 충실한 조교훈련과 월 8회의 기승횟수를 충족할 경우 조교료와 기승료를 포함해 월평균 소득 최소 350만원 이상 보장되는 구조다.
직업 안정성 강화를 위해 기수면허갱신제도 역시 보완했다. 당초 연간 기승횟수가 전체 평균 기승횟수의 10% 미만일 경우 면허를 취소하는 조항도 삭제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제도개선으로 조교전문기수들은 출전횟수의 부담감을 덜고, 본연의 목적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어 조교전문기수 제도의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위기에 생활안정 대책 마련
하지만 단순 긴급 자금으로는 경주마 관계자들의 경영난이 해결되지 않는다. 2월 말부터 계속된 경마중단, 6월에 이르자 경주마 관계자들은 소득절벽에 몰렸다. 한국마사회 역시 고객 입장 중단으로 대규모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한국마사회는 경마상금 투입을 통한 말산업 정상화를 위해 6월 18일부터 ‘무고객 경마’를 단행했다. 현행법상 온라인 마권 발매가 불가해 기대 수입이 전무한 상황에서 말산업 붕괴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무고객 경마’를 포함해 연말까지 총 1600억원에 달하는 경마상금이 집행될 예정이다. 2월 23일 이후 매출이 거의 없다시피 하며 수천억 원 대의 적자가 예상되지만, 한국마사회는 말산업 유지와 경주마 관계자들과의 상생을 위해 연초 예정했던 상금 집행액의 70% 가량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국산 경주마 시장 선순환 체계 강화
올해는 경주마시장의 선순환 구조 구축을 통한 산업 기반 강화에도 힘쓴 한 해였다. 시장 침체로 피해 받는 국산마를 줄이고, 경주퇴역마 관리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했다.
우선 국산 어린말들을 구제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국산 경주마 시장 활성화를 위해 국산마 우대 경마제도를 2021년 한정해 시행한다. 수입 경주마들의 경마장 입사를 제한하고, 올해 판매되지 못한 국산 2세마의 입사기한을 연장한다.
경주마로서 활약을 마친 퇴역마들을 위한 활로를 확대했다. 경주마의 관리와 처분에 대한 권한은 소유자인 마주에게 있다. 한국마사회는 국내 유일의 말산업 육성 전담기관으로서 ‘경주퇴역마 관리 체계 개선계획’을 세웠다.
용도나 소재지가 불분명해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경주퇴역마를 대상으로 승용조련 등 기타 용도로 전환해 ‘제2의 마생’을 도왔다. 지속가능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 경주마 관계자와 한국마사회가 힘을 합쳐 ‘경주퇴역마 복지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조성 시작했으며, 점진적으로 기금을 늘려 연간 300마리 이상의 경주퇴역마를 승용마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경주퇴역마를 승용마로 전환시킨다는 계획은 ‘경주퇴역 승용마 안정성 및 능력평가 품평회(BRT-Best Retired Thoroughbred)’를 통해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 올해 품평회에는 경주로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이름을 날렸던 ‘페르디도포머로이’, ‘스페로’ 등이 참여해 승용마 인증을 받으며 ‘제2의 마생’ 준비를 완료했다.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은 “말산업에는 더욱 혹독했던 2020년이었지만 위기에 맞서 경마 공동체들이 지혜를 더해 슬기롭게 해쳐갈 수 있는 계기였다”면서 “내년 재도약을 위해 산업과 제도 기반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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