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벤처] 1분이면 요리 '뚝딱', 당신도 이제 '금손'

레시피로 K푸드 알리는 '라이브'
인스타그램에 '더쉬운찬' 채널 운영
1분 레시피로 3040 여성 눈길 잡아
한식레시피 채널에서 식품판매까지
오프라인 매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 목표
  • 등록 2020-09-18 오전 6:00:00

    수정 2020-09-18 오전 6:00:00

라이브 인스타그램 채널인 ‘더쉬운찬’에 올릴 1분짜리 레시피 영상을 라이브 사무실 내 스튜디오에서 촬영하고 있는 모습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튀김가루와 부침가루를 섞어 반죽한 후 탄산수를 부어 뭉치지 않게 충분히 저어준다. 쪽파와 김치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넣는다. 참치캔 살코기는 기름기를 빼서 같이 섞는다. 불 위에 팬을 올리고, 식용유는 넉넉히 부어 준다. 팬이 달궈지면 무를 잘라 팬에 골고루 바른다. 팬에 반죽을 조금씩 올린다. 주걱이나 국자로 반죽을 얇게 펴 굽기 시작한다. 불은 센불에서 중불로 낮춘다. 끝부분이 모두 바싹하게 구워지고, 윗부분의 반죽이 말라가기 시작하면 뒤집어 준다. 입맛에 따라 청양고추를 얇게 썰어 전 위에 올린다.

오재도 라이브 대표가 김치전 레시피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김치전을 만들고 있는 사람은 오 대표의 아내이자, 서림식품 대표인 정혜원 대표.
1분 레시피로 글로벌 선도기업되다

인스타그램 채널 ‘더쉬운찬’의 김치전 레시피다. 이 모든 과정이 ‘단 1분’이다. 김치전은 간편한 식사대용이나 간식거리로 자주 먹는 음식. 흔히 비 오는 날 생각나는 음식 중 하나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음식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지난 16일 관광벤처기업인 라이브(대표 오재도)의 인스타그램 채널인 ‘더쉬운찬’에 올린 이 영상은 불과 5일 만에 4만 6500뷰를 찍었다. 2018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올린 게시물만 600여개다. 이 기간 ‘더쉬운찬’의 채널의 팔로워는 36만 3000명에 이르렀다.

오재도(48·사진) 대표는 “많은 사람이 우리 채널의 성공 노하우를 묻는다”면서 “매일 쉬지 않고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것이 비법 아닌 비법”이라고 웃었다. 라이브는 인스타그램은 물론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더쉬운찬’이라는 브랜드로 온라인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2018년 5월부터 발매한 진(眞)참치액은 2년 반 만에 60만여 개를 팔았다. 진된장과 진고추장, 진다시팩도 함께 판매 중이다. 진다시팩은 2018년 11월 판매 개시 후 현재까지 약 8만 개를 팔았다. 최근에는 직접 개발한 가정 간편식 제품인 부산진떡볶이와 수제숯불떡갈비, 한돈제육볶음도 판매를 시작했다.

레시피 영상을 찍고 있는 오재도 대표


라이브_더쉬운찬의 대표 식품인 진참치액과 참참치액
◇3040 여성 겨냥 …‘똥손’도 ‘금손’되는 법


라이브가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3040 여성이 있다. 이들을 타깃으로 삼은 전략이 맞아떨어졌다. 라이브의 ‘진참치액’도 이들을 저격하기 위해 만든 대표적인 상품이다. 오재도 대표는 “원래 아버지가 운영하신 서림식품에서 만들었던 ‘참참치액’이라는 상품”이라면서 “조선호텔이나 파라다이스 호텔 등의 전문 주방용으로 만들었던 제품이다”고 소개했다. 2006년 출시한 참참치액은 지금까지 약 100만개를 판매한 서림식품의 대표 제품이다.

오 대표는 ‘전문 주방장 용이 아닌 일반 대중용으로 만들면 어떨까’라는 고민을 했다. 이후 오 대표의 아내이자, 현재 서림식품 대표인 정혜원(44) 씨와 직접 제품을 만들기로 했다. 크기도 작고, 세련된 디자인의 ‘진참치액’이 세상에 나오게 된 배경이다.

문제는 홍보와 판로개척이었다. 이미 자리 잡은 수많은 경쟁 업체보다 눈에 띄기 위해 고민해야 했고, 부족한 자본으로 어려움도 따랐다.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최대한 입소문을 낼 방법이 필요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라이브’였다. 서림식품은 제품 연구와 생산을, 라이브는 홍보와 판로개척을 맡았다.

그동안 오 대표가 쌓아온 경력도 창업에 한몫했다. 그는 CJ E&M과 KT, 삼성전자 등에서 콘텐츠 기획, 콘텐츠·채널 수급, OTT 사업 등을 경험했다. 퇴사 후 몽골에서 OTT 사업도 진행했다. 홍보와 입소문 마케팅에는 자신 있었다. 그렇게 찾아낸 것이 바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그중에서도 3040 여성들이 주로 활동하는 인스타그램이 눈에 들어왔다.

오 대표는 “우리 제품의 주 소비자층과 일치했다”면서 “인스타그램에 진참치액을 이용한 다양한 레시피를 올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쉽고, 빠른’ 레시피에 소비자들은 화답했다. 더쉬운찬의 팔로우는 현재(9월15일) 36만 3000명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유튜브 등에도 레시피를 영상을 올린다는 방침도 세웠다. 더쉬운찬 온라인스토어에서도 상품을 찾는 이들이 늘어났다. 올해만 매출 10억원 은 충분히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오 대표의 귀띔이다.

인스타그램 더쉬운찬 채널에 올라온 레시피 영상 캡처


◇ “한식의 매력,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


라이브는 제품 기획단계부터 소비자 기호와 가성비, 그리고 제품의 질을 고려한다. 좋은 제품을 싸게 팔겠다는 것이다. 오 대표는 “재구매율을 높여 마진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좋은 제품을 싸게 팔고, 다양한 레시피를 통해 소비자들이 직접 만들어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면 자연스레 우리 제품의 소비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중심의 스타트업이지만, 오프라인 확대도 계획 중이다. 오 대표는 “우리 제품과 레시피를 활용해 만든 음식을 소비자에게 직접 배달하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은 ‘배달 음식 프랜차이즈’로 구축한다는 생각이다. 2022년까지 전국에 매장을 20개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도 마련했다. 지난 8월, ‘2020 관광 글로벌 선도기업’에 라이브가 선정됐다. 관광분야를 견인할 선도기업을 육성하고,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당시 심사를 맡은 싱가포르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동아시아는 K팝 등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가 엄청 인기를 끌어 한국스타트업에 매우 좋은 시장”이라면서 “라이브의 사업 내용은 요즘 전 세계적으로 유행 중이며, 특히 디지털마케팅과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강점이 있다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도 라이브가 동남아 진출을 결심한 배경이다. 베트남이나 싱가포르 등 동남아권에도 K푸드 레시피가 통할 것이라는 게 오 대표의 생각이다. 최근에는 더쉬운찬 인스타그램 영상을 보고 직접 제품을 사고 싶다는 연락이 많다는 것이다. 오 대표는 “동남아시아의 주요 타깃은 소비력을 겸비한 18~44세의 여성고객”이라면서 “동남아 국가들은 지역별 소득 격차가 크기 때문에 구매력이 높은 주요 거점 도시, 즉 하노이나 싱가포르, 자카르타 등을 중심으로 집중 마케팅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식 레시피를 통해 한국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직접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도록 더 의미있는 영향력을 미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1분 레시피로 완성한 김치전을 들고 있는 오재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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