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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건설사는 3년 전 서초 무지개 아파트 인근에 있는 우성 3차 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높고 붙었습니다. 이번이 재대결로 수주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는 결연합니다. 또 한 번의 수주를 기대하는 삼성물산과 이번에야 말로 시공권을 따내고야 말겠다는 GS건설이 한 판 붙었죠.
하지만 이 같은 수주 경쟁 열기가 상대 비난 전으로 전개돼 안타깝습니다. 두 건설사 수주 담당자들은 서로 상대 쪽 조건을 먼저 얘기하면서 수주 전략을 털어놓더군요. 물론 자기 회사의 장점을 부각하면서 비교하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타 회사에 대해 딴지부터 걸고 넘어지는 부분도 있었죠. “저쪽 건설사는”, “저쪽보다 우리가 더” 등의 말이 없으면 말을 이어가지 못할 정도였죠.
대형건설사들은 국내 건설업계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토목, 플랜트, 건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어쩌면 한류 스타들보다 더 ‘국위선양’하는 주체라고 봅니다. 국내나 해외에서 서로 경쟁도 하지만 때로는 힘을 모으는 경우도 많습니다.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설물을 짓거나, 빌딩을 올리기도 하죠. 아파트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표적인 단지가 송파구에 공급하는 ‘헬리오시티’입니다. 이 단지는 현대산업개발과 현대건설, 삼성물산이 시공하죠. 고급 브랜드를 소유한 대형건설사들의 작품으로 탄생합니다.
이날 오후 삼성물산과 GS건설 두 건설사 중 한곳은 웃고, 다른 한곳은 좌절감에 빠지겠지요. 그래도 시공자 선정 이후 뒷얘기가 나오지 않았으면 합니다. 결과와 관련, 음해의 소문도 없었으면 좋겠네요. 선택은 조합원들의 몫이니까요. 조합의 마음에 들지 못한 것은 부족한 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부족함을 보완해 다음 사업지에서 선보이면 됩니다. 다가오는 내년에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서로를 존중해줄 수 있는, 뒤탈 없는 정비사업 수주전을 기대해봅니다.